핀란드 총선서 우파 야당 승리…경제 불안에 정권 교체

최연소 마린 총리, 인플레이션·파티 구설수에 정권 내줘
국민연합당, 긴축 정책 펼 듯…반 러시아 정책은 유지
  • 등록 2023-04-03 오전 11:00:01

    수정 2023-04-03 오후 7:34:26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핀란드 총선에서 중도 우파 야당이 승리를 거뒀다. 집권당의 경제실정을 줄기차게 꼬집으면서 유권자의 표를 끌어모은 효과다. 산나 마린 현 총리가 이끄는 중도 좌파 사회민주당(사민당)은 극우정당에도 뒤처진 3당으로 밀려났다.
차기 핀란드 총리 선출이 유력한 페테리 오르포 국민연합당 대표.(사진=AFP)


2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핀란드 총선에선 중도우파 정당인 국민연합당이 200석 중 48석을 얻어 원내 1당에 올랐다. 2당은 극우 핀란드당으로 46석을 획득했다. 핀란드당은 이번 총선에서 반(反) 이민·유럽연합(EU) 정책을 앞세워 집권 사민당(43석)까지 앞질렀다.

국민연합당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 사민당 내각의 경제 실정을 지속적으로 비판하면서 표를 끌어모았다. 특히 국내총생산(GDP)의 70%가 넘는 공공 부채, 에너지 가격 급등 등 인플레이션 등을 지속적으로 공격했다. 페테리 오르포 국민연합당 대표는 이날도 “차기 정부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경제를 바로잡고 경제 성장을 이끌고 공공 부문의 균형을 되찾는 것”이라고 AP뉴스에 말했다. 내각책임제 국가인 핀란드에선 원내 1당을 이끄는 오르포 대표가 차기 총리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로이터는 오르포 대표가 총리로 선출되면 긴축 재정과 감세 정책 등을 펼 것으로 예상했다. 사민당 내각에서 추진했던 친(親) 우크라이나-반(反) 러시아 외교는 정권 교체 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2019년 34세에 세계 최연소 총리로 취임, 국정을 이끌었던 마린 총리는 4년 만에 자리를 내놓게 됐다. 그는 러시아의 안보 위협에 맞서 지난달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확정 짓는 성과를 냈다. 뉴욕타임스는 나토 가입이 확정돼 안보 불안이 줄어 들자 경제 문제로 선거 쟁점이 옮겨가면서 사민당이 총선에서 불리해졌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밤새 파티를 즐기는 모습이 노출돼 구설수에 오른 것도 이번 총선에서까지 약점으로 작용했다.

이제 핀란드 정국의 관심은 연립정부 구성 우선권을 쥔 국민연합당이 누구와 손을 잡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차기 내각을 출범시키려면 100석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핀란드당이나 사민당과 손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베사 바레스 핀란드 투르쿠대 교수는 “핀란드당 의원들은 경험이 부족하고 거의 모든 것에 불만을 품고 있기 때문에 어려운 파트너”라며 “사민당과 협력하는 게 가장 자연스럽다”고 BBC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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