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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최장 열흘 추석 황금연휴가 있던 올해 10월, 서비스수지가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서비스수지 적자 폭이 커진 것은 연휴를 해외에서 보낸 내국인이 많았기 때문이다. 동시에 국내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줄었던 까닭이다. 전례가 없는 긴 연휴에 국내 관광산업의 ‘민낯’만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서비스적자 역대 최대
한국은행이 5일 내놓은 국제수지 잠정치를 보면, 10월 서비스수지는 35억30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서비스수지는 경상수지(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를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다. 경상수지는 상품과 서비스를 사고 팔아 번 외화(수출)와 지급한 외화(수입)의 차이다.
이는 사상 최대 적자다. 올해 1월(-33억4000만달러) 당시 적자의 정도가 역대 가장 컸는데, 이보다 더 악화된 것이다. 전년 동기(-17억9000만달러)보다 17억4000만달러 적자 폭이 확대됐다. 직전달인 9월(-28억8000만달러)과 비교해도 6억5000만달러 적자가 늘었다.
올해 1~10월 서비스수지 적자는 총 274억4000만달러. 지난해 같은 기간(-152억달러)보다 무려 두 배 가까이 적자 폭이 커졌다.
한은에 따르면 10월 중 출국자 수는 223만2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6% 증가했다. 다만 입국자 수는 116만6000명으로 26.6% 감소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34만5000명)이 49.3%나 급감했다.
한은 관계자는 “10월 초 추석 연휴 기간 중 해외 출국자 수가 여행지급이 크게 늘었다”면서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지속됐다”고 말했다.
10월 여행지급은 27억5000만달러였다. 지난해 7월(27억8000만달러) 이후 최대치다. 역대 네 번째로 높다. 전년 동기(20억3000만달러)는 물론 전달(25억3000만달러)보다 더 확대됐다.
다만 여행수입은 10억8000만달러로 줄었다.
우리나라는 만성적인 서비스수지 적자국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런 경향은 더 심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국인의 해외여행 급증은 경제 규모가 커진데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그에 걸맞게 국내 관광산업도 성장해야 한다는 의미다.
경상수지 흑자 폭 감소
서비스수지 적자 여파로 전체 경상수지는 그 흑자 폭이 감소했다. 10월 57억2000만달러 흑자로 전달(122억9000만달러) 대비 반토막이 났다.
영업일수가 9월보다 4.5일 줄면서 상품수지 흑자 폭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10월 상품수지는 86억달러 흑자를 보였다. 전년 동기(91억6000만달러)는 물론 전달(149억8000만달러)보다 큰 폭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영업일수가 9월 22.5일에서 10월 18.0일로 줄면서 수출 증가세가 둔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수지 통계상 10월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하는데 그쳤다. 9월만 해도 22.3% 급증했다.
한편 10월 금융계정은 84억4000만달러 순자산 증가를 보였다.
이 중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35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9월 당시 39억달러 감소에서 다시 증가 전환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하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돌아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