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을용 "그런 식으로 할거면 대표팀서 뛰지 마!"

대표팀 소집훈련 후 페이스 못찾는 후배 정조국에게 따끔한 조언
  • 등록 2007-02-26 오후 4:22:58

    수정 2007-02-26 오후 4:22:58

[노컷뉴스 제공] 과묵하기로 둘째라면 서러워할 FC서울의 맏형 이을용(32)이 팀후배 정조국(23)에게 쓴소리를 했다.

26일 오전 서울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가진 K-리그 기자회견에 FC서울 선수들을 대표해 자리한 이을용은 대표팀 스트라이커 정조국에 대해 “지난 2월 그리스 평가전 이후 소속팀에서 자기 페이스를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리스전에서 출전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심리적으로 많이 흔들린 것 같다”고 말했다.

FC서울의 주장으로 귀네슈 신임감독과 선수들간의 가교역할을 하고 있는 이을용은 지난 2월7일 런던에서 대표팀 소집훈련을 마치고 소속팀의 전지훈련지인 터키에 합류했던 정조국이 현재까지도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음을 걱정했다.

그는 “대표팀에서 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을 경우, 슬럼프를 겪는 선수들이 종종 있는데 정조국의 경우 그 정도가 심한 것 같다”면서 “정조국에게 그런 식으로 할거면, 아예 대표팀에서 뛰지 말라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는데 본인 스스로도 ‘왜 그런지 모르겠다’며 답답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29일 대만과의 아시안컵 예선전을 끝으로 8년간의 대표팀 생활을 마감한 이을용 역시 대표팀 생활에 부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었지만 2004년 10월, 독일월드컵 지역 예선 레바논전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래 1년여 동안 대표팀에서 제외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따라서 그 누구보다 정조국 등 후배들이 대표팀에서 겪는 어려움을 이해하고 있는 이을용은 “지금은 그 어떤 조언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자기 자신과의 싸움”임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을용 “자신감, 그리고 경험이 대표팀에서의 활약을 좌우한다”는 말로 먼저 자기 자신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갖고 그라운드에 나설 것을 강조했다.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데뷔전을 치른 대표팀 후배 이동국(28·미들즈브러)에게도 같은 맥락의 조언을 했다. 이동국의 데뷔전이었던 지난 25일 미들즈브러와 레딩전을 TV중계로 봤다는 이을용은 “데뷔전을 무난하게 잘 소화했다고 본다”면서 “경기를 거듭하면서 자신감을 갖고, 터프한 프리미어리거들의 수비에 적응만 잘 한다면 앞으로 더욱 좋은 활약 펼칠 것”이라는 믿음을 보였다.

한편 이 자리에서 오는 4일 개막하는 2007 K-리그에 임하는 각오를 밝힌 이을용은 “귀네슈 감독과 어린 선수들간의 중간고리 역할을 해내야 하기 때문에 그 어느 시즌보다 큰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특히 선수들이, 귀네슈 감독의 전술 변화를 빨리 이해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든든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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