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엿보기)기대반 우려반 `베트남펀드`

낙관론자 "리틀 차이나. 경제발전이 자본시장 발전 이끈다"
자본시장 이제 막 걸음마 뗀 상태..시장 볼륨작아 변동성 리스크 크다는 지적도
  • 등록 2007-01-04 오후 4:34:00

    수정 2007-01-04 오후 4:40:40

[이데일리 배장호기자] 기회의 땅인가 과욕의 땅인가.
 
연초부터 베트남 주식시장에 대한 담론이 뜨겁다. 몇몇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내놓은 베트남 투자펀드가 최근 불티나게 팔려나가자 시장에서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급성장하는 베트남 시장을 한국자본이 서구에 앞서 선점하고 있다는 사실에 고무된 쪽에선 당연히 기대의 목소리가 크다.  
 
▲ 활기찬 하노이 거리. 자전거 물결이 오토바이 물결로 바뀌었다.

그도 그럴 것이 베트남은 1986년 `도이모이` 경제개방정책을 시행한 이래 최근 몇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해오고 있다.
 
2000년 이후 GDP 성장률은 매년 7.5~8%대를 기록했다. 최근 나온 IMF 연차 보고서에서도 올해 베트남의 성장률을 7.8%로 보고 있다.
 
베트남의 지금의 모습은 마치 70~80년대 한국의 개발연대를 방불케 한다. 중국이 그랬던 것 처럼 2006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계기로 장기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래서 베트남은 리틀 차이나로도 불린다.

◇`기회의 땅으로..` 베트남 투자 붐

외국인 직접 투자규모도 급속히 늘고 있다. 베트남은 신투자법 및 통합기업법의 제정으로 국내자본과 해외자본간의 차별을 점차 없애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베트남 자본시장을 아시아의 마지막 남은 `뜨는` 시장이라고 추겨 세운다. 이제 막 태동하는 시장이어서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베트남 주식시장의 2006년말 GDP대비 시가총액 비중은 8.2%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비슷한 규모의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할 경우 매우 낮은 수준이다. HSBC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인도시장이 81%, 한국시장은 86%다. 홍콩 증시는 무려 711%에 달한다.

이러한 성장 기대감을 근거로 국내 펀드시장에서는 베트남 투자펀드가 특수를 누리고 있다. 한국운용이 지난해 6월말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1`펀드를 출시한 이래 미래에셋맵스운용, 농협CA운용, 골든브릿지운용 등 4개 운용사가 10개의 베트남펀드를 내놓았다.

이중 지난해 12월에 설립된 한국운용의 `한국베트남15-1해외자원`펀드 20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9개 5000억원 이상의 펀드 자금이 베트남 주식시장에 일정비율로 투자된다.


◇`심각한 유동성 리스크 잠재` 경계 목소리

국내 펀드시장에 불어닥친 베트남 투자열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현재의 베트남 시장의 규모에 비해 투자자금이 너무 많이 몰린다는 점을 지적한다.

실제로 불과 1년전인 지난해 초만해도 베트남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5000억원에 불과했으니 이런 우려가 지나친 것만은 아니다. 펀더멘털에 앞서가는 외부 유동성이 시장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렸다면 버블 붕괴 위험성도 항시 염두에 둬야할 사항이다.

이석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16일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한 베트남 주식시장`이라는 보고서에서 "베트남 증시가 2006년 한해동안 기록적인 상승률을 보인 원인은 원시적인 시스템, 유동성이 부족한 종목, 불투명한 자본시장에서 찾을 수 있다"며 "아무리 성장 잠재력이 뛰어난 증시라도 위험이 수익보다 크다면 매력이 없는 시장"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특히 "하루에 두시간, 그것도 상하로 5%만 움직이는 베트남시장에서 갑자기 주식을 팔아야 한다면 어떻게 되겠느냐"며 베트남시장의 심각한 유동성 리스크를 염려했다.

그러나 한국증권 등 베트남펀드를 출시한 당사자들은 이같은 비관론에 강력한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불과 한두달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베트남 시장의 역동성을 과소평가했다는 지적이다.

◇최근 한달만에 상장종목 2배증가..도깨비 증시

미래에셋맵스운용 관계자는 "일각에서 우려하고 있는 증시 유동성 문제는 우량한 공기업들의 대대적인 기업공개를 통해 빠르게 해소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미래에셋맵스에 따르면 실제로 호치민 증권거래센터(HSTC)와 하노이 증권거래센터(HASTC) 양 시장의 종목수는 연초 대비 3배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한달동안에만 무려 90종목 이상이 신규 등록되며 195개로 증가해 시가총액이 12조원 이상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베트남 정부가 12월까지 상장하는 기업에 대해 향후 2년간 법인세 감면 혜택을 부여키로 하는 등 적극적인 상장 촉진정책을 쓴 덕분이다.

또 지난해 초 100억원 미만이던 호치민시장의 거래대금도 12월들어 일평균 300억~400억원 수준으로 증가하는 등 증시 유동성은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투자자 베트남 시장위험 이해 선행되야"

베트남펀드를 운용하는 국내 운용사들도 베트남 시장에 대한 투자위험을 이해하고 있는 점도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지금까지 나온 베트남펀드 중 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공격적인 순수 주식형펀드는 존재하지 않는다.

장기 관점에서 적립식 형태를 취한다거나 폐쇄형으로 운용하는 것도 투자위험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농협CA운용의 펀드는 베트남 주식비중은 20% 이내로 제한하고 태국, 싱가포르 등 여타 아세안 국가 주식과 국내 주식에 분산투자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위험이 사라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익 성장세가 빠르긴 하지만 20배에 육박하는 주가수익비율(PER)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공산주의 국가로서의 국가 또는 정책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다. 과장할 필요도 없지만 과소평가할 사안도 아니다.

특히 정책리스크 중에서 지난해 말 태국의 자본시장 제한조치와 같은 사례는 교훈으로 삼을만하다. 몰려드는 외화로 인해 베트남 화폐가치가 급격히 올라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선점한 자에 가장 많은 이익이 돌아올 지 아니면 가장 많은 재앙이 닥칠지 아직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초췌한 얼굴 尹, 구치소행
  • 尹대통령 체포
  • 3중막 뚫었다
  • 김혜수, 방부제 美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