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갑부 포브스 리스트에 없는 이유

  • 등록 2005-03-14 오후 3:24:45

    수정 2005-03-14 오후 3:24:45

[edaily 하정민기자] 한국의 부자들이 포브스의 부호 명단에 불과 3명만 포함된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지난 11일 공개한 세계 갑부 691명의 명단을 보면 누구나 한 번쯤 가졌을만한 질문이다. 세계 갑부 691명 중 한국인은 불과 3명에 그쳤다. 한국이 일본, 중국에 이어 아시아 3위 경제 대국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쉽사리 이해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 윌리엄 페섹 칼럼니스트는 ▲외환위기 이후 한국 정부가 실시한 강력한 기업구조조정 정책 ▲한국 부자들의 재산 은닉 가능성을 그 이유로 거론해 흥미를 끌고 있다. 포브스는 11일 재산이 10억달러가 넘는 세계 갑부 691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중 아시아 경제의 약진으로 순위가 급상승한 아시아 재벌들이 큰 주목을 받았다. 반면 포브스 순위에 포함된 한국인은 고작 3명. 순위도 저조해 100위 안에 든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삼성 이건희 회장 일가가 43억달러의 재산으로 122위, 롯데 신격호 회장 일가가 387위(17억달러), 현대차 정몽구 회장이 437위(15억달러)를 차지했다. 이에 대한 페섹의 답은 간단하다. 페섹은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한국 정부의 강력한 기업구조조정 정책을 첫번째 이유로 꼽았다. 이후 한국 재벌들이 자산 매각과 부채 축소에 매달리는 바람에 순위가 하락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 두 번째 이유는 좀더 관심을 끈다. 그는 한국 부자들의 재산 은닉 노력을 포브스가 잘 포착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에서는 이런 은닉 재산을 잡아내기 위해 종종 세금 조사가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라고 그는 강조했다. 한편 이번 포브스의 부호 순위에서 아시아 각국은 두드러진 위상 강화를 입증했다. 아시아 최대 경제대국인 일본은 24명, 인도는 12명을 포함시켰다. 인도는 부자 숫자도 많았지만 철강왕 라크시미 미탈의 순위 급상승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포브스 순위에서 59위에 불과했던 미탈은 올해 단숨에 3위로 부상했다. 부동의 1~2위인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 워렌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에 이어 세계 세 번째 부자가 된 것. 미탈의 재산은 지난해 62억달러에서 250억달러로 무려 네 배가 불었다. 그의 회사 미탈스틸은 세계 1위 철강기업인 유럽 아르셀로를 넘보고 있다. 심지어 한국보다 경제 규모가 작은 나라들도 포브스 순위에 오른 부호는 한국보다 많았다. 대만은 7명, 말레이시아는 6명, 싱가포르는 4명, 호주는 6명을 각각 기록했다. 호주의 경우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미국 시민권을 획득하지 않았다면 7명을 기록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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