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꼭지서 소금물 콸콸" 가뭄으로 식수난 겪는 이 관광지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스페인과 포르투칼 등 지중해 인근 국가에서 수년째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스페인의 유명 관광지인 알리칸테 지역에서 수돗물을 마실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하수 수위가 내려가며 바닷물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가뭄이 지속되고 있는 스페인 알리칸테 지역의 주민들이 식수를 받아가고 있다. (사진=REUTERS/Eva Manez)

27일(현지시간) 미 CNN등 외신에 따르면, 알리칸테 지방의 코스타 블랑카 인근 여러 마을은 장기간 가뭄으로 수돗물의 염도가 너무 높아져 지역 당국이 공급하는 식수를 받아 마시고 있다. 당국은 1인당 일주일에 최대 20L의 식수를 받을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베니타첼 지역의 경우 이미 지난 9일 “물의 나트륨 및 염화물 매개변수 농도가 현재 법적 허용치를 훨씬 넘어섰다”며 “보건 당국은 물을 마실 수 없다고 판단했다. 개인 청소 및 위생 용도로만 물 사용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했음에도 지난 2년간 우리가 겪은 가뭄으로 인해 주요 지하수가 염분화됐다”며 “이미 6월 중순에 가뭄이 수원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두 달 동안 예방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질을 개선할 수 없었다”고 부연했다. 베니타첼 지역 역시 주민들에 무료로 생수를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최소 몇 주 동안은 비 소식이 없어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CNN은 짚었다. 호세 앙헬 누네즈모라 스페인 국립기상청 예보관은 “보통 10월까지는 비가 내리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 12개월 동안 지금처럼 건조한 기간은 전례가 없었다. 기후 변화로 빈번해지는 극단적인 현상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누네즈모라 예보관은 “가뭄이 매우 심하고 오래 지속되면 그 영향은 광범위해진다. 인간이 사용하는 수자원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