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럼프 당선시키려 총력…엑스, 정치 선전 도구화”

CNN "막대한 영향력 이용해 트럼프 정치적 홍보·지원"
표현의 자유 앞세워 親공화당·反민주당 발언 지속
"해리스 AI 가짜영상 게재, 스스로 X 미디어 정책 위반"
가짜뉴스·정치 비방글 확산 우려…"민주주의 위협"
  • 등록 2024-08-14 오전 11:24:26

    수정 2024-08-14 오전 11:24:26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해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엑스(X·옛 트위터)를 도구화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AFP)


CNN비즈니스는 13일(현지시간) “머스크가 엑스를 수백만 사용자에게 실시간 뉴스를 제공하는 소스로 활용해 2024년 대선 결과를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해 보다 직접적인 캠페인으로 전환했다”고 평가했다. 머스크가 플랫폼의 중립성을 지키지 않고 정치 선전 도구로 쓰려 한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엑스에서 1억 944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또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 중 한 명이다.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지난 수개월 동안 공화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지속 확대해 왔다. 머스크는 과거에도 친트럼프 성향의 인물로 분류되긴 했지만, 지난달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 이후 완전한 지지로 돌아섰다.

이와 관련, CNN은 머스크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정책에 대해 인종차별적 음모론을 퍼뜨리고 트랜스젠더 권리에 대한 반대 글을 올렸으며,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레드 웨이브’가 실현되지 않으면 미국이 파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소개했다.

백미는 전날 엑스 플랫폼에서 진행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단독 인터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소 무리한 발언을 내놔도 머스크는 문제 삼지 않는 등 서로 상대방을 추켜세우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CNN은 머스크가 게시물을 올릴 때마다 수백만개의 ‘좋아요’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도 지난 11일 “엑스가 머스크의 극우 정치 성향을 광고하는 확성기가 됐다”고 보도했다. 2021년 1월 1일부터 이달 9일까지 약 3년 7개월 동안 머스크가 엑스에 올린 게시물(2만 3558개 중 7개 이상 단어 사용한 9567개·중복 제외)을 자체 분석한 결과, 정치 관련 글 비중이 2021년 2%에서 올해 17%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WP는 “머스크가 올린 정치 관련 게시물 상당수가 친공화당·반민주당적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인공지능(AI)을 사용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실제로는 하지 않은 말을 한 것처럼 보이는 동영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CNN은 “이는 엑스의 미디어 정책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주요 SNS 플랫폼 소유주가 사용자들이 선거와 관련해 정확한 정보를 갖도록 환경을 조성하거나, 외부 세력이 사용자들을 은밀하게 선동하려는 시도를 배제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인 행보”라고 지적했다.

이에 미 대선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가짜뉴스나 민주당을 겨냥한 정치적 비방이 범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엑스를 통해 어떤 발언을 하더라도 머스크가 표현의 자유를 앞세워 보호해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머스크는 옛 트위터를 인수한 직후부터 표현의 자유를 방패 삼아 엑스의 증오·혐오 발언이나 가짜뉴스 등 유해 콘텐츠를 방치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정치권에서도 공화당 의원들은 머스크의 행보가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과거 러시아나 중국 등 외부 세력의 가짜뉴스 유포 등 선거 개입을 경계하며 SNS 플랫폼의 미비한 대응을 강력 비난했던 것과 대비된다.

뉴욕대 로스쿨의 ‘정의를 위한 브레넌 센터’(Brennan Center for Justice)에서 민주주의 담당 부사장을 맡고 있는 웬디 와이저는 “민주주의는 자신이 선호하는 후보가 승리하지 못하더라도 선거 결과를 신뢰하려는 의지에 달려 있다”며 머스크의 행보는 “민주주의에 매우 해롭다”고 꼬집었다. 이어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는 사람이 유명하거나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될 수록 피해는 더 커진다. 머스크의 부와 명성, 엑스의 소유주라는 직책은 허위 정보 및 음모론 확산을 위한 강력한 수단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보고 머스크가 미리 ‘줄대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화석연료 친화 정책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 등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비난해 왔다. 테슬라를 경영하는 머스크에겐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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