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작년 말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 투자액이 771억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미국 증시 호조 등 영향으로 평가이익이 발생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은 이같은 흐름이 외환부문의 변동성 확대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가 태블릿PC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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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29일 발간한 ‘금융·경제 이슈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해외증권투자 잔액은 작년 말 771억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민간부문의 해외증권투자 잔액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말 7.3%에서 작년 말 20.0%로 높아졌다.
한은은 개인투자자들이 금융시장 테마에 따라 일방향으로 투자행태를 보이면서 투자 규모에서 상당한 변동성을 보였다고 봤다. 과거 2017년에는 조세제도 개편 등으로 브라질채권에, 2020년 이후로는 미국주식, 작년 이후로는 미국채권에 대한 일방향 투자행태를 보였다. 여기에는 ‘FOMO’(포모 Fear of missing out·모두 돈 버는 상황에서 나만 소외된다는 불안) 심리, 과잉확신, 군집거래 등 행태적 편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특정 종목에 대한 편중이 심화됐고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확대하는 등 리스크 선호 경향이 강화됐다. 개인 보유 해외주식 중 상위 10개 종목 비중이 2020년 말 39%에서 작년 말 48%로 높아졌다. 미국 주가지수와 국채가격 변화 대비 3배 변동성을 추종하는 주요 ETF에 대한 투자규모가 2020년 말 1억9000만달러에서 작년 말 58억달러로 급증하는 등 공격적 투자성향이 더욱 강화됐다.
이들 개인투자자의 투자행태는 국내 기관투자자와 달리 글로벌 금융여건과 관계가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관투자자는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기에 리스크관리 등을 목적으로 해외증권 투자규모를 축소하거나 회수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개인투자자에겐 이같은 행태가 나타나지 않았다.
한은은 이같은 개인의 투자행태를 고려할 때 외환부문의 변동성 확대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한은은 “올해 외환수급이 경상수지 확대 전망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작년 일시적으로 큰 폭 유입됐던 기업 해외유보소득이 줄어드는 가운데 개인투자자의 해외증권투자가 일시에 확대될 경우 외환수급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 출처=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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