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유튜브에서 도박 장면을 실시간 중계하고 실제 불법 도박이 이뤄지는 웹사이트로 참여자들을 모아 도박 범죄를 벌인 조직 일당이 경찰에 붙잡혀 검찰에 넘겨졌다.
| 해외에 서버를 둔 한 불법 도박사이트 화면 캡처.(사진=서울 마포경찰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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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경찰서는 18일 서울 마포구 청사에서 수사 결과 브리핑을 열고, 조직적으로 불법 도박사이트를 홍보하고 운영한 일당 9명을 도박공간개설 등 혐의로 검거하고 그중 조직총책 전모(27)씨 등 주요 가담자 4명을 지난달 10일 구속했다고 밝혔다. 구속자 4명을 포함한 6명은 지난달 14일, 나머지 3명은 이달 15일 각각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은 지난 3월 인천 부평구 일대 오피스텔에 이들이 사무실을 차려 놓고 유튜브를 통해 불법 도박사이트를 홍보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들어갔다. 이후 지난 4월 이들의 인천 부평구 사무실과 서울 마포구 주거지 등지에서 범행 가담자 9명을 순차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바카라○○TV’ 등 유튜브 채널 33개를 개설하고 자신들이 직접 바카라 도박을 하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해당 유튜브 33개 채널 합계 구독자 수는 현재 23만여명에 이른다. 유튜브에서 홍보해 도박 참여자를 모으면, 비공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으로 안내해 이곳에서 미국 등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 도박사이트 접속과 가입을 유도했다.
이들이 이러한 수법으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8개월간 모집한 회원들이 불법 도박 계좌에 입금한 금액은 현재까지 파악된 규모로만 450억원에 달한다. 참여자들은 바카라 게임에 한 번 참여할 때마다 1인당 판돈을 최대 1000만원까지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 서울 마포경찰서가 검거한 불법 도박사이트 홍보 담당자가 한 참여 희망자와 상담을 나누며 사이트 접속과 가입을 유도하는 카카오톡 대화 화면 캡처.(사진=서울 마포경찰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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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이들이 불법 도박 범행을 위해 역할 분담 등 치밀한 계획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총책 전씨 관리 아래 2인 1조로 구성한 3개조를 편성해, 한 명은 바카라 도박에 직접 참여하는 모습을 생중계하고 다른 한 명은 회원가입을 상담하는 역할을 맡았다. 또 오전 1시부터 오후 1시 사이에는 야간조를 별도로 운영하며 미리 녹화해둔 영상을 유튜브 방송으로 중계하는 등 24시간 회원들을 모집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들은 도박 게임을 중계할 때 마스크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타인 명의 대포폰과 유튜브 계정을 매수해 해당 채널을 운영하는 등 자신들의 신분을 철저히 숨겼다. 아울러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사무실을 2~3개월 단위로 옮겨 다니고, 여러 페이퍼 컴퍼니(유령 법인) 법인 계좌 등 이른바 대포통장을 모아 도박 자금 관리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불법 도박 영업을 벌이면서 총책 전씨는 회원을 유치한 대가로 도박사이트 운영자로부터 8억원 상당을 현금으로 지급받고, 그와 함께 홍보 활동을 한 일당은 월 300만원에서 1000만원의 수당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받은 수익금을 대부분 유흥과 쇼핑, 도박 등에 탕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의 사무실과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임대차보증금 등 총 1억원 상당을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하고, 이들이 보유하고 있던 현금 등 6350만원 상당을 압수했다. 또 범행에 사용된 유튜브 채널 33개에 대해서도 방송통신위원회 상대로 차단 요청을 하는 한편, 해외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와 관리책 등 ‘윗선’ 공범들에 대한 수사도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도박사이트에 대한 엄정한 수사는 물론, 유튜브 등 온라인 대형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범죄는 파급성을 고려해 지속적인 관심과 단속을 이어갈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