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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업황 회복이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V자 반등보다는 점진적 회복(U자 반등) 가능성이 크다고 점치고 있다.
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오전 12시 40분 전 거래일보다 2500원(4.01%) 오른 6만4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우선주인 삼성전자우(005935) 역시 3.01% 강세다.
삼성전자는 개장 전 공시를 통해 1분기 잠정 연결 매출액이 63조원, 영업이익은 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에프앤가이드가 제시한 매출액(64조2012억원)과 영업이익(1조1억원)을 각각 1.87%, 40.00% 하회하는 ‘어닝쇼크’였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실적발표 이후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며 감산을 사실상 처음으로 인정하며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이제까지 삼성전자는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며 시장의 반도체 감산 요구에 선을 그어 온 바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다소 늦은 감이 있으나 긍정적인 결정”이라며 “(감산 결정으로)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것이란 기대가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감산 결정으로 3분기 업황 개선 시점이 나타날 것이라 평가했다. 메모리 재고가 2분기부터 줄어들기 시작하며 3분기께부터 반도체 업황 회복 신호가 보일 것이란 얘기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감산 규모를 확대한다는 것은 업황 회복이 앞당겨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게다가 글로벌 유동성 전년 대비 증감률 등 일부 경기선행 지표가 바닥을 치고 올라오고 있다. 경기선행지표가 돌아선 건 6개월 정도 지나면 반도체 업황이 좋아질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감산 결정에 힘입어 3분기부터 서서히 실적 회복 신호가 보일 것이라 내다봤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3분기 실적 개선에 힘을 실었다. 그는 “2분기에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이나 IT·모바일 관련 IM 부문이 원래 조금 빠지는 시기”라며 “2분기 실적은 1분기와 비슷하거나 어닝이 약간 높아지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상반기는 바닥을 확인하겠지만, 3분기부터는 반도체 출하도 늘고, 가격도 반등할 것이라 예상되면서 실적을 회복할 것이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거시 경제상황에 따라 개선 시점이 점차 당겨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내년 수요 회복 속도에 따라 가격 방향 기울기가 달라질 것”이라며 “예상보다 매크로(거시경제) 회복 및 IT 수요 반등이 강하다면 메모리 가격 반등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반등으로 박스권에 갇힌 코스피가 2500선을 돌파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감산 결정으로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큰 시가총액 3위 SK하이닉스(000660)는 같은 시간 5.61% 오르며 8만8500원에서 거래 중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대단한 랠리를 보이기는 힘들겠지만 바닥에 대한 신뢰는 생기는 만큼, 2500선 회복을 시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