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민 기자] 지난달 아파트 청약자수가 급감하며 분양시장이 약세를 보였다. 정부의 분양가 통제로 분양을 미룬 단지가 늘고, 대출 규제로 청약자 수가 줄면서 청약경쟁률도 한달 전에 비해 반토막 수준이다. ‘대·대·광’(대구, 대전, 광주) 지역만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청약 열기가 후끈 달아 올랐다.
4일 부동산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금융결제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6월 전국 아파트 일반분양 물량은 1만4258가구로, 여기에 청약자 7만1026명이 몰렸다. 분양물량은 전달인 5월(1만6091가구)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청약자 수는 22만4509명에서 3배 이상 감소했다. 작년 6월(9만8749명)과 비교해도 3만여명이 줄었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서울 등 수도권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심사 기준 강화로 주요 단지 분양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수요자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부족했다”며 “까다로운 청약제도와 대출규제로 무순위 청약만 확산되는 등 전반적으로 청약 열기가 주춤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전국의 평균 청약경쟁률도 4.98대 1로 전월(13.95 대 1)에 비해 대폭 낮아졌다. 지역별로 부산이 12.82대 1로 가장 높았고 서울 12.42대 1, 대구 8.35대 1, 대전 7.94대 1, 광주 6.62대 1 순을 보였다. 특히 충북과 울산, 전북, 충남, 강원, 경남 등은 청약경쟁률이 아예 소수점 이하를 기록했다.
다만 부산 지역은 지난해 말 남구와 연제구, 부산진구가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이후 지난달 대형건설사 물량이 쏟아지면서 분양 회복세를 보이는 모양새다. 대·대·광(대구, 대전, 광주) 지역도 청약·대출 규제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에서 분양 열기가 여전했다.
실제 지난달 분양 단지들 중 청약 성적이 가장 높은 곳 1,2위 모두 대구에서 나왔다. 달서구에서 공급한 ‘대구 상인 모아엘가 파크뷰’는 평균 47.3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대구 지하철 2호선 용산역과 죽전역이 인접한 ‘힐스테이트 감삼’은 32.67대 1을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이어 삼성물산이 부산 부산진구 연지동에 선보인 ‘래미안 어반파크’가 13.59대 1, 서울 마지막 공공택지지구인 양원지구에 들어서는 ‘신내역 힐데스하임 참좋은’이 12.55대 1로 뒤를 이었다.
이달에도 몰리는 곳만 몰리는 청약시장 양극화는 지속될 전망이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강북 최대어로 꼽히는 청량리 역세권 주상복합 아파트와 과천지식정보타운 내 첫 분양 단지 등 인기 지역에 들어서는 아파트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