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미국 신용등급 악화, 유럽발 금융위기 등으로 코스피가 크게 흔들리면서 시가총액 순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반기 증시를 주도했던 정유·화학주가 추락한 반면, 통신 등 내수주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IT주는 8월 말까지만 해도 크게 흔들렸다가, 최근 업황 개선 전망 등으로 빠르게 반등한 모습을 보였다.
시총 순위에서 가장 눈길 가는 변동은 정유·화학주의 급락이다.
지난 8월1일 시가총액 6위였던
LG화학(051910)은 6일 현재 7위로 물러났고, 9위였던
SK이노베이션(096770)은 14위로 내려갔다.
이 기간 주가는 각각 48만5500원에서 30만4500원으로, 22만3000원에서 13만2000원으로 내려가는 등 37~40%대로 급락했다.
또
S-Oil(010950)은 12위에서 20위로,
호남석유(011170)는 15위에서 28위로 무려 13계단이나 떨어졌다. 26위였던
OCI(010060)는 50위까지 추락했다.
정유·화학주는 정부의 가격규제에 따른 이익 신뢰성 악화 및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익성이 불확실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주가가 더 많이 빠졌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가 급락과 글로벌 경기 위축 우려 등으로 기관들이 손절매 물량을 내놓으면서 정유·화학주가 타격을 입었다"면서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매력은 있지만, 내년 이익추정치도 불확실한 만큼, 당분간 더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게임, 통신 등 내수주들은 선전했다.
경기방어주로서 대외 위협에 상대적으로 덜 노출돼 있는 데다 최근 신사업 및 해외시장 확대 등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017670)은 19위에서 12위로 올라섰고,
NHN(035420)도 27위에서 15위로 뛰어올랐다.
KT&G(033780)도 33위에서 19위로 뛰었다.
한편, IT주의 주가도 빠르게 회복했다.
삼성전자(005930)는 지난 8월말 주가가 60만원선을 밑돌면서 시가총액이 86조원대로 떨어졌다. 현재 시총은 129조원으로, 8월1일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은 10.67%에서 13.31%로 오히려 더 높아졌다. 타 업종들이 주가회복이 늦어진 반면 IT주들의 반등이 상대적으로 빨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위 18위였던 하이닉스도 13위까지 올라섰고, 20위 밖으로 밀려났던
LG전자(066570)도 18위로 되돌아왔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IT주들은 이익 전망치가 악화로 이미 주가가 많이 빠져있었다"면서 "최근 D램가격이 안정되면서 업황이 바닥을 칠 것이라는 기대감 등으로 상대적으로 다른 업종에 비해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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