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法서 제동 걸린 국제상사 매각 `어디로?`

  • 등록 2006-08-01 오후 2:50:51

    수정 2006-08-01 오후 5:15:32

[이데일리 이태호기자] 국제상사(000680)의 매각작업이 고등법원에서 또 한차례 제동이 걸렸다. 이에 따라 스포츠 브랜드 `프로스펙스`를 주력으로 하는 국제상사의 조기 경영정상화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부산고등법원은 지난달 28일 "국제상사 매각작업을 정지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국제상사의 정리법원인 창원지법이 지난달 19일 기각했던 이랜드측의 `수행정지 신청`을 부산고등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창원지법은 지난달 기존 최대주주인 이랜드의 `수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고 E1을 국제상사의 인수자로 하는 `정리계획변경계획안`을 인가한 바 있다.

◇E1 "인수 차질 없다" vs 이랜드 "매각작업 원점으로"

부산고법의 이번 결정에 대해 E1과 이랜드개발은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E1은 "잠정적인 수행중지 명령으로 판단되며 국제상사의 인수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랜드는 국제상사 매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평가했다.

E1은 1일 "부산고등법원이 수행정지명령을 내린 배경은 창원지법의 결정에 따라 이번 주 정리채무 변제를 진행할 경우 이랜드측의 즉시항고건을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즉, 앞서 이랜드측이 제기한 `정리계획변경계획안에 따라 정리채무 변제시 즉시항고에서 승소하더라도 원상회복이 어려워진다`는 주장을 인정한 결과란 얘기다.

하지만 이랜드측은 부산고법의 이번 판결로 `3자 매각을 위한 일체의 작업 진행할 수 없게 됐다`면서 "국제상사 매각 작업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평가했다.

◇이랜드 "공동인수하자"..E1 "대법원에 즉시 항고하겠다"

비록 지난달 창원지법이 E1측의 손을 들어줬지만 이랜드가 여전히 경영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는 한 국제상사는 앞으로도 한동안 `주인없는 배`로 표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 이 기간 동안 국제상사의 가치훼손이 심화됨은 물론 법정싸움으로 인한 양측의 비용부담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부산고법으로부터 자사쪽에 유리한 결정을 얻어낸 이랜드는 즉시 기존의 공동인수 카드를 꺼내들며 재차 협상을 제안했다. 이쯤에서 소모적인 분쟁을 끝내고 프록스펙스 등 영업전반을 이랜드가 맡는 방식으로 국제상사를 공동 경영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E1측은 `공동인수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랜드개발은 "E1측에 제시한 공동인수, 공동경영의 제안은 계속해서 유효하다"면서 "언제든지 대화할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요한 것은 프로스팩스를 세계적인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E1은 부산고법의 이번 명령에 대한 불복의 뜻으로 정리법원 및 국제상사와 협의해 대법원에 특별항고를 제기할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또 향후 이랜드측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1은 "이랜드는 소송 만능주의에 빠져 국제상사를 포함한 이해관계인들의 피해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국제상사 인수 과정이 종결되면 이번 중지 명령으로 인한 손실에 대하여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결국 양측 모두가 국제상사 경영권을 둘러싼 법정 싸움을 끝까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확인한 셈이다. 이번 싸움이 향후 새로운 전기를 맞지 못한다면 E1과 이랜드측의 경영권 인수 싸움은 앞으로도 약 2년 간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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