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지영한기자] 승용차 특별소비세 인하를 계기로 수입차업계가 차값을 내리고 내수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채비다. 이에 따라 내수진작이란 명분보다는 오히려 미국의 통상압력이 더 크게 작용한 이번 특소세 인하가 과연 수입차업계의 내수잠식을 어느 선까지 끌어올릴지에 자동차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가 전체회의를 열고 승용차 특소세 인하방침을 확정함에 따라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는 다임러크라이슬러의 대표 브랜드인 크라이슬러, 지프, 닷지 제품의 가격을 일제히 인하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베스트 셀러인 크라이슬러 세브링 컨버터블의 가격을 4340만원으로 종전보다 150만원 낮췄고 SUV의 인기차종인 그랜드체로키도 300만원 내린 6280만원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 코리아의 강연석 이사는 "정부가 특소세 인하를 결정한 것은 경기 회복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가격 때문에 수입차 구입에 망설였던 고객들을 매장으로 끌어들일 것"이라며 기대했다.
재규어&랜드로버의 경우엔 정부의 특소세 인하방침이 확정되기도 전인 지난 5일 이미 특소세 인하분을 반영해 차값을 내리고 본격적인 `특소세 마케팅`에 나섰다. 특소세 인하가 지연되면서 수입상 판매상들이 방심한 틈을 타 선제공격에 나선 셈이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우선 대표 브랜드인 `재규어 뉴XJ 4.2(배기량 4196cc)`의 가격을 1억2950만원으로 500만원 인하했고 `랜드로버 레인지로버4.4(배기량 4398cc)`도 1억3190원으로 810만원 인하했다.
한편 한국내 중형차 시장을 공략중인 폭스바겐도 특소세 인하분과 유로환율 변동분을 반영해 주요 차종의 가격을 3~4% 안팎 내린 가격으로 판매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뉴비틀 DLX(배기량 1984cc)`와 `보라(1984cc)는 각각 130씩 내린 3160만원과 3150만원, `파사트 1.8T(1781cc)`는 150만원 인하된 4000만원에 판매가 이뤄지게 됐다.
최대식 서울증권 애널리스트는 "특소세 인하가 확정됨에 따라 시차상의 문제일 뿐 수입차와 국내 중대형 RV 차종은 판매대수 뿐만 아니라 전체 판매차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수입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5월말 기준으로 1.2% 수준으로 미미한 수준인 만큼 특소세 인하로 인해 수입차의 내수시장 잠식속도가 빨라질 수 있으나 아직은
현대차(05380)나
기아차(00270),
쌍용차(03620) 등 국내 완성차업계를 위협할 수준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해 8월 서울에서 개최된 2002년도 제3차 한·미통상현안 점검회의에서 대형차 중심인 자국산 자동차의 한국내 판매가 용이하도록 차량 특소세를 낮춰줄 것을 우리 정부에 요구했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현재 배기량 기준 3단계인 특소세 과세체제를 2단계로 낮추는 방식으로 미국측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결국 미국측의 요구안을 충실히 받아들여 조세주권 문제까지 야기시켰던 특소세 인하가 수입차업계에 기대만큼의 수혜를 안겨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수입차 판매는 올들어 5월까지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여오다 지난 6월 이같은 증가세가 주춤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6월중 수입차 등록대수는 1439대로 작년동기대비 5.9% 늘었지만 전월(5월)보다는 23.4%나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