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행료 내라고? 그럼 전기 끊을게"…파라과이, 아르헨 과세에 '맞불'

파라과이, 아르헨에 더 이상 전력 공급 않기로
수출입 70% 의존한 강에 ‘톤당 1968원 부과’ 탓
브라질·볼리비아 등 “자의적 조처” 공동 비난
  • 등록 2023-09-21 오전 11:29:36

    수정 2023-09-21 오후 2:00:39

[이데일리 김영은 기자] 경제난에 허덕이는 아르헨티나가 최근 자국을 지나는 뱃길에 ‘통행세’를 부과하자 파라과이 등 남미 이웃 국가들이 반발에 나섰다. 파라과이 정부는 아르헨티나와 나눠 쓰던 전력을 ‘국내용’으로 모두 전환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아르헨티나의 파라나 강.(사진=AFP)


20일(현지시간) 파라과이 전력공사(ANDE)와 아르헨티나 일간지 라나시온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는 최근 자국 내 강 일부 구간을 항해하는 파라과이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했으며 파라과이 정부는 지난 18일부터 아르헨티나와 공동 건설한 댐 수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체 전력의 자국 지분을 국내에 공급 중이다.

파라과이의 국내 송전 조치는 아르헨티나에 전력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파라과이의 전력 지분은 양국이 생산하는 전체 생산 전력(하루 약 2000㎿)의 절반(50%)이지만 그간 파라과이는 자국 지분(50%) 중 일부(10%)만 국내용으로 사용하고 나머지(40%)는 주로 아르헨티나에 수출했다.

파라과이 전력공사는 내수 전환 이유에 대해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르헨티나가 그간 전력 사용 요금을 미납한 것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부채 규모가 9300만달러(약 1245억원)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양국이 공동 건설한 수력발전소는 아르헨티나 코리엔테스 지역과 파라과이 아욜라스 지역 사이 파라나강 본류에 자리한다. 아르헨티나는 앞서 올해 1월부터 자국 내 파라나강 일부 구간을 항해하는 파라과이 선박에 대해 “강 준설과 수로 운용에 사용되는 비용”이라며 t(톤)당 1.47달러(약 1968원)을 부과한 바 있다. 파라나강은 파라과이가 수출입 물동량의 약 70%를 의존하는 수로다.

이에 브라질, 볼리비아, 우루과이 등 주변 남미 국가들도 최근 공동 유감 성명을 내 “아르헨티나의 통행료 부과는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조처”라고 밝혔다.

한편 세르히오 마사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은 파라과이의 전력 수출 중단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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