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회장, 사실상 사임..후계 논의 급물살(상보)

사외이사들, 김 회장 설득 사실상 포기
김정태 행장 차기 회장 유력
  • 등록 2012-02-09 오후 2:04:08

    수정 2012-02-09 오후 2:04:08

[이데일리 이현정 기자] 김승유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이 다음달 주주총회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임에 따라 하나금융의 후계 논의가 급물살 탈 것으로 보인다.

조정남 하나금융 경영발전보상위원장(경발위)은 9일 하나금융 이사회 직후 기자와 만나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의 연임을 설득하는데 사실상 포기했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오늘 이사회에 앞서 경발위를 열어 김 회장의 의사를 한 번 더 물었지만 `요지부동`이었다"며 "설득 가능성이 희박해짐에 따라 조만간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 후임 후보군을 넘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도 이사회 직후 기자와 만나 "지금도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사임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김 회장은 내부 임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외환은행 인수승인 직후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게다가 금융당국이 간접적으로 김 회장 연임에 반대 메시지를 보낸 것도 김 회장을 부담스럽게 했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사외이사들이 김 회장 설득을 사실상 포기함에 따라 지난달 30일 경발위에서 확정한 3~4명의 최종 후보군에서 김 회장이 추가될 가능성은 사라졌다.

김 회장의 용퇴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기존 하나금융 `빅3`의 한축을 맡아온 김정태 하나은행장의 차기 회장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하나금융 사외이사들은 지난달 20일 경발위를 열어 김 회장 사퇴에 대비해 기존 7~8명의 회장 후보군을 3명 안팎으로 압축한 `숏 리스트`를 작성했으며 이 가운데 김 행장이 1순위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행장과 함께 차기 회장 유력후보군으로 거론되던 윤용로 하나금융 부회장은 외환은행장으로서 외환은행 경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숏리스트에는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을 비롯해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 신동규 전 은행연합회장 등도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거론됐지만 경발위의 막판 검토과정에서 대부분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외풍을 막기 위해 내부인사로는 안된다는 관측과 함께 금융권 경력의 외부인사가 거명되기도 한다.

한편, 김 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과 하나고등학교 이사장 업무는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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