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내달 독일 베를린과 메클렌부르크 포어포메른주에서 열리는 지방선거가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난민 정책에 대한 독일 국민들의 지지도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9월4일 메클렌부르크주, 9월18일 베를린주에서 각각 지방선거가 열린다.
최근 몇달 동안 독일에서는 남부 바이에른주 통근 열차 도끼 테러와 뮌헨 쇼핑몰 총기 테러, 안스바흐 자폭 테러 등 난민 출신이 저지른 테러가 속출했다. 그러면서 메르켈 총리의 난민 포용정책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총리에 대한 지지율은 급락하고 있다. 8월초 제1공영 ARD TV가 1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서 메르켈 총리 지지율은 전달에 비해 12%포인트나 떨어진 47%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반이민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의 지지율을 상승하고 있다.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메르켈 총리는 이날 자신의 출신 지역인 메클렌부르크에서 가진 선거 유세에서 “난민은 테러 위협이 아니다”라며 “난민 관련 정책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이슬람국가(IS)가 난민을 포섭해 테러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있지만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가 난민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AfD에 대한 지지가 예상보다 높았다. 메클렌부르크주에서는 메르켈이 속한 기독민주당(CDU)의 지지율이 23%로 낮아진데 반해 AfD는 19%로 올랐고, 베를린주에서는 CDU가 18%, AfD가 14%의 지지율을 보였다. 떨어지는 지지율에 자칫 CDU가 메클렌부르크와 베를린 주정부 구성에서 밀려날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렇게 될 경우 내년 총선을 앞두고 메르켈 총리가 난민 정책을 재고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틸만 메이어 본대학 정치학 교수는 “AfD가 거대 정당의 지지율을 잡아먹고 있어 메르켈로서는 큰 문제”라며 “AfD가 특히 동구권에서 크게 지지를 받고 있는데 자칫하면 CDU의 독일 연방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을 훼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