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기 가득한 표정의 이요한(19)군이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은평구 응암동에 있는 신진자동차고등학교를 다닌다. 올해 고3이 되지만 다른 친구들보다 상대적으로 취업이나 진학 걱정이 없다. 이미 자동차 정비 기능사 자격증을 땄고 자동차 정비 현장에서 인턴십 경험도 쌓았기 때문이다. 졸업 후 같이 일하자는 제안도 받을 만큼 실력도 인정받았다.
이군의 꿈은 기술 명장(名匠)이 되는 것이다. 현재 한국에 자동차 정비 명장이 11명인데,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게 그의 목표다. 꿈을 안고 지난 2011년 자동차 분야 특성화 고등학교에 들어갔다. 학교에서 실습도 하고 교육도 받았지만 현장 수준의 시설 및 장비 지원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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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방과 후 추가로 수업을 듣는 것은 부담스러웠다. 친구들과 놀지도 못하고, 아르바이트도 어렵고, 방학마저 반납해야 하니 갈등도 있었다. 하지만 기술명장 꿈을 이루는 데 이 프로그램이 분명히 도움이 될 것 같아 지원했다.
3대의 경쟁을 뚫고 정비사 양성 프로그램에 합격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기관·새시(차량골격)·전기 분야를 열심히 공부했다. 이 군은 “한국폴리텍1대학 자동차과 교수와 현장전문가들로부터 직접 교육을 받고 실습을 하니 실제로 현장에 나온 것 같아 신이 났다”고 회상했다.
박동준(19·서울공고)군과 김주영(20·용산공고)군도 함께 해피카스쿨 3기생으로 들어왔다. 이들은 보수·도장 프로그램에 등록했다. 빡빡한 일정이 고달플 것 같았지만 이 스쿨 2기생 선배의 추천을 믿고 지원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도장 기술을 습득하고, 금요일에는 덴트, 선팅 등 자동차 외장관리를 실습했다. 도장은 하도·중도·상도 공정이 있는데 각각 수십번씩 반복 숙달했다. 차량의 움푹 들어간 부위를 원상태로 펴는 덴트 공법도 전문가 수준이다.
전문대에서 자동차학과를 다니면 2년 동안 배울 내용을 1년에 다 배웠다. 연말에는 SK네트웍스와 수입자동차 브랜드와 연계한 인턴십을 병행하면서 부족한 실전 경험을 쌓았다. 박군은 “인턴십이 끝나갈 무렵 현장을 총괄하던 반장이 나중에 같이 일하자고 했을 때 정말 뿌듯했다”고 말했다.
교육이 끝나가는 지난해 12월, 거의 폐차 수준의 ‘다마스’와 ‘라보’ 차량을 받았다. 부품 하나하나 해체시키고, 보수 도장해야 하는 임무가 떨어진 것. 앞길이 깜깜했지만, 동기들과 배웠던 지식을 바탕으로 ‘새차’ 만들기에 열을 올렸다.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지만, 배운 대로만 하다 보니 3주안에 무사히 완료했다.
이날 차량 증정식과 함께 20명의 졸업식도 함께 치렀다. 도중에 10명은 과정이 힘들다는 이유로 포기했다. 하지만 20명은 끝까지 남았다. 자동차 기술자의 꿈을 이루고 싶었기 때문이다.
꿈은 더 거대해졌다. 요한 군은 최고의 명장이 된 후에 세계 최고의 자동차 교수가 되고 싶다. 주영 군도 공장에서 최연소 반장에 도전하고, 동준 군은 호주와 캐나다 등 세계에 진출해 실력을 뽐내고자 한다. 지난 1년간 겪었던 경험이라면 분명히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
이희영 행복나눔재단 경영지원본부 전략기획팀 매니저는 “2기 졸업생인 박덕재 군은 현재 류시원 레이싱 팀인 Team106에서 차량 정비를 맡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면서 “앞으로 SK 해피카스쿨이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관계를 맺어 학생들이 졸업 후 바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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