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기관.."프로그램에선 버리고 종목은 담고"

비차익거래에서만 2258억 순매도..개별 종목은 순매수
삼성전자·LG전자 등 IT 대형주만 급등
  • 등록 2010-12-03 오후 3:18:37

    수정 2010-12-03 오후 3:18:37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프로그램 거래가 수상하다. 정확히 말하면 기관의 비차익 거래의 매도세가 심상치 않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프로그램은 개장 이후 꾸준히 매물을 불려간 끝에 2258억원 매도로 장을 마쳤다.

이날 현물 시장에서 외국인이 1988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관이 1528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으며 차익 거래를 통해서는 536억원의 순매수가 집계됐다.

비차익 거래는 한꺼번에 많은 종목(KOSPI 200 종목 15개 이상)을 특정 가격에서 매매하기 힘든 물리적인 이유로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매매기법이다.

비차익 거래에서 이같은 대규모 매도 물량이 나온다는 것은 프로그램 매매의 주체인 외국인과 기관이 주식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런 현상에 대해 "장은 버리고 종목은 사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현재 비차익 순매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투신권으로 1052억원(전체의 43%) 가량을 순매도 하고 있다"며 "반면 개별 종목별로는 오히려 순매수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 연구원은 이어 "외국인과 연기금의 비차익 순매도가 많은데 이들 역시 개별 종목별로는 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외국인과 투신의 매수세가 몰리는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현대차(005380) 등 일부 시총 상위주는 크게 뛴 반면 다른 종목들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수는 오르고 있지만 중소형주는 하락세를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주식 비중을 줄이고 있는데 비해 일부 IT종목을 중심으로 개별 종목을 좋게 보는 시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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