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세형기자] "월, 화, 수, 목, 금, 금, 금" 예스셈교육의 김택진 사장이 한 주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주5일제가 정착돼 가면서 금요일 오후시간이 토요일 오후처럼 돼버렸지만 김 사장은 "토요일과 일요일도 결코 쉴 수 없다"며 후발 프랜차이즈 교육업체인 예스셈교육의 자리매김에 불철주야다.
김 사장은 아직까지 더존디지털웨어의 창업주이자 대표이사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김 사장은 더존디지털웨어를 국내 1위의 경영정보 소프트웨어업체로 일궈냈다. 그런 그가 교육 프랜차이즈기업의 사장으로서 제2의 코스닥 CEO 인생을 시작했다.
"창업주가 회사를 끝까지 책임질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회사가 일정 궤도에 올라가고 창업때와 주변 상황도 많이 달라지면 열기도 식기 마련입니다. 회사가 더 나은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전문경영인에게 회사 경영을 맡길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김 사장이 지난해 8월 더존디지털웨어 대표이사 자리를 내주고 예스셈교육(구
휴먼정보기술(066480))의 대표이사로 다시 등장한 배경이다. 하지만
더존디지털(045380)웨어와의 관계를 완전히 청산한 것은 아니다. 여전히 그는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고, 지난달에는 더존디지털 주식 5만여주를 장내매수해 회사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보여줬다.
교육업계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된 것일까. "대표이사 자리를 그만두고 이대로 쉴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교육사업쪽으로 눈을 돌린 것입니다"
교육업종을 관찰하다 보니 인터넷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특히 인터넷을 이용한 교육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강사 시스템의 학원이 장악하고 있는 중등 이상보다는 아바타 등 인터넷 컨텐츠가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유초등쪽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주력 분야는 수학, 구체적인 아이템은 `주판을 이용한 암산교육`으로 정했다.
"주판이 계산기로만 사용되면서 전자계산기에 밀려 사라졌기 때문에 얼핏보기에는 죽은 아이템입니다만 암산에 초점을 맞출 경우에는 여전히 효과적인 학습도구입니다"
그는 주판을 이용해 암산을 익힐 경우, 계산 속도가 종이에 써서 계산하는 필셈보다 그 속도가 10배 이상 빠르다며 주산의 우수성을 자신했다. 주판은 또 장난감으로서 호기심도 유발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예스셈은 주산식 암산교육을 사업아이템으로, 학원과 공부방을 중심으로 프랜차이즈사업을 벌이고 있다. 오프라인인 학원수업에 더해 퀴즈와 월말 평가, 온라인 커뮤니티 등 온라인 요소도 가미해 김사장이 구상했던 온-오프라인 통합 교육 모델도 제시해 가고 있다. 온오프 통합 모델인 만큼 전자 주판도 내놓고 온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사장이 생각한 것이 맞아 떨어지면서 지난해 3월 사업을 시작한 지 10개월만에 가맹점수는 학원 1800개, 공부방 200개로 팽창했다. 서울 압구정동과 신사동쪽은 이미 가맹점이 꽉차 더 이상 내줄 수 없다고 한다.
"일단 런칭(시작)은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암산 속도가 필셈보다 빠르다는 것이 먹혀 들었고 암산 능력은 물론 산만한 나이대의 아이들 집중력도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나면서 가맹점수가 빠르게 늘었죠"
하지만 애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학원이나 학부모중에는 신생회사라서 가맹비를 떼이지나 않을까하는 우려와 함께 믿을 수 있겠느냐며 거부감을 보입니다. 더존디지털웨어의 사장이었고 최대주주라는 것은 교육사업쪽에서 신뢰를 얻는 데 그다지 큰 도움이 안 됐습니다"
이것이 그가 휴먼정보기술을 인수한 이유. 그는 교육사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신뢰가 필요했고 이에 따라 코스닥 업체의 인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시스템통합(SI)업체인 휴먼정보기술을 인수한 것은 휴먼정보기술 황태영 사장과의 친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M&A 계약이 성사되고도 무산된 것은 부외부채와 가공자산 등으로 인해 M&A대금이 깎이기 때문입니다. 황태영 사장은 평소 알아왔던 바대로 회사의 재무도 투명하게 처리해 왔더군요."
김 사장은 지난해 10월 황태영 전 사장과 특수관계인들로부터 지분 26%를 45억원에 인수, 경영권을 넘겨 받았다. 이후 휴먼정보기술의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에도 인수자로 참여했고 예스셈 프랜차이즈업체인 에듀서브를 휴먼정보기술이 영업양수하는 방식으로 코스닥시장에 우회 등록시켰다.
"휴먼정보기술의 사업부중 수익성이 없는 사업부는 정리해나갈 계획입니다. 하지만 휴먼정보기술이 가진 아이템중에서도 영업이익률이 30%가 넘는 것도 있습니다. 그런 부분은 당연히 가져갈 것입니다."
주산식 암산교육이 한 때의 유행으로 끝날 염려는 없을까. "주산이 필셈보다 암산 속도가 월등한 이상 한 때의 유행으로 그칠 리 없습니다. 언젠가는 예스셈이 유아기 교육의 필수 코스로 자리잡게 될 것입니다."
김사장은 시장포화에 대한 일각의 우려도 일축했다. "현재 학원은 전국에 6000개 정도, 공부방은 대략 5만∼6만개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사실 공부방은 추산이 불가능하죠. 시작 단계인 만큼 여전히 성장할 여지가 많습니다"
김사장은 "아직까지는 적자이고 사업이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올 한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현재 운영중인 예스셈과 수학Q 프랜차이즈에 더해 영어 프로그램 등 추가로 프랜차이즈를 준비하고 있고, 앞으로 유·초등 온오프 교육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택진 사장 약력
-57 서울생
-88 단국대 경영학과 졸업
-99 단국대학원 회계학과 졸업
-75~77 신흥건설산업
-80~87 공영토건
-88~91 세동회계법인 회계사
-91~02 더존디지털웨어 대표이사
-02∼ 예스셈교육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