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분석)"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 등록 2002-07-05 오후 6:06:09

    수정 2002-07-05 오후 6:06:09

[edaily 정명수기자] 지난주 국고3년 2-1호가 장중에 5.45%까지 내려왔을 때도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그렇게 즐겁지 않았다. 수익률이 내려온 것을 물끄러미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번주(2~5일) 수익률이 급등한 것에 대해서도 속은 쓰렸지만 `패닉`은 아니었다. 돌아서서 빙긋 웃을 수 있는 사람들은 따로 있었다.

◇일드커브·스왑 스프레드·콘탱고
통안2년과 국고3년이 역전된 찌그러진 일드커브(yield curve), 수평으로 누워버린 커브, 국고채 수익률보다 더 낮은 금리스왑(IRS) 레이트, 국채선물 콘탱고...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모든 것이 한꺼번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아비트러지를 걸었다면 상당한 이익을 얻었을 것이다. 국채선물 콘탱고를 이용한 매수차익거래만해도 그렇다. 한때 콘탱고가 40틱까지 벌어졌지만 지금은 12틱 정도 저평가다. 콘탱고가 확대되서 평가손을 기록했을 때는 밤잠이 오지 않았겠지만 "차익거래는 참고 기다리면 결국에는 먹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과 미국은 다르다"
채권수익률이 급반등한 계기는 역시 주식이었다. 그러나 주가 하락이 수익률 하락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듯이 주가 상승이 수익률 상승을 정당화시켜주지는 않는다.

4일 금융통화위원회는 콜금리를 동결했다. 한은은 "한국과 미국은 다르다"는 디커플링(decoupling)을 노골적으로 지지했다. 펀더멘털에 의심을 가지고 있던 시장참가자들은 한은의 강경한 입장(?)에 "이제는 정말 빠져나가야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주식시장도 전혀 불가능할 것 같았던 `섬머랠리` 징후를 보이고 있다. 채권수익률은 2월에 그랬던 것처럼 한바탕 혹역을 치르고 급반등했다.

◇냉정하게 돌아볼 것들
국고3년이 5.8%선에서 한숨 돌릴 것이라는 기대는 간단하게 무너졌다. 국고3년은 어느새 5.9%대에 도달했다. 상반기 시장을 지루하게 만들었던 6.2~6.4% 박스권에 다가가고 있다.

헝클어졌던 커브와 스프레드가 자리를 잡고 나면 수급과 펀더멘털이 다시 눈에 들어올 것이다. 한은이 새롭게 전망한 올해 성장률 6.5%가 타당한 것인지, 장기채 공급 부족은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시장 외적으로는 본격적인 선거 정국에서 정책기조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인지, 냉정하게 돌아볼 것들이 많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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