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지난달 고용보험에 새로 가입한 3명 중 1명가량은 외국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보험 가입자가 11만명 늘어난 제조업 가입자 중 10만명은 외국인이 차지했다. 반면 내국인의 실업급여 지급액은 또 1조원을 넘어섰다.
|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실업급여 수급자격 신청을 위해 상담을 받는 모습.(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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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고용노동부의 ‘고용행정 통계로 본 5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15만2000명으로 지난해 5월보다 36만6000명(2.5%) 증가했다. 산업별로 제조업이 11만2000명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보건복지(10만1000명), 숙박음식(5만2000명) 등 순이었다.
고용부가 매월 발표하는 노동시장 동향은 고용보험 가입자 중 상용직과 임시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특수고용직 종사자, 프리랜서, 자영업자, 초단시간 노동자 등은 제외된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가 실직하게 되면 구직급여(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는 외국인 가입자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지난달 비전문취업(E9) 비자와 조선족의 방문취업(H2) 비자를 발급한 외국인의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7만7000명으로 지난해 5월보다 12만명이 늘었다. 이에 외국인 가입자를 뺀 내국인 고용보험 가입자는 24만6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가입자 수가 늘어나는 폭도 줄어들어 고용시장이 둔화하고 있다.
특히, 고용허가제 외국인의 90%가량이 제조업에 집중되어 있어 제조업 가입자 동향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조업의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분(11만2000명) 중 10만5000명이 외국인 근로자다. 내국인 가입자는 7000명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계속해서 줄고 있다.
| 자료=고용노동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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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는 고용허가제 외국인(E9, H2)이 고용보험 당연적용 대상이 되면서 가입자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들이 모두 실업급여 혜택을 받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 외국인력 규모가 확대하면서 최근 신규 채용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외국인을 중심으로 고용보험 가입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내국인의 실업급여 신청은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실업급여 신규신청자 수는 8만6000명으로 지난해 5월보다 2000명(2.1%)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건설업이 2700명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정보통신(1000명), 숙박음식(600명) 등 순으로 늘었다.
실업급여를 새로 신청했다는 건 상대적으로 양질의 일자리에서 근무하던 근로자가 비자발적으로 일터에서 이탈했다는 뜻이다. 전체 실업급여 지급자는 65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만1000명 늘었고, 전체 지급액도 1조 637억원으로 488억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