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에어비앤비가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 발표와 함께 올 여름 숙박 예약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여행업계 업황이 조만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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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에어비앤비는 이날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이 기간 동안 1박 평균 요금이 153.61달러로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3분의 1 이상 상승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총 예약금액은 전년 대비 91%, 2019년 대비 32% 증가했다.
지난 해 4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78%, 2019년보다는 38% 증가한 15억달러(약 1조 8000억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5500만달러(약 658억원)로 월가 전망치인 3300만달러(약 394억원)를 크게 웃돌았다.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기준으로는 3억 3000만달러(약 3950억원)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투자자들에 보낸 메모에서 “관광객들은 여름 여행 시즌에 대비해 연초부터 자신감 있게 예약 버튼을 누르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도 곧 사라질 것으로 본다”고 낙관하며 “이번 1분기 예약 건수는 처음으로 팬데믹 이전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여름 성수기 예약도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같은 시기와 비교해 25%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어비앤비는 오히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여행객이 숙박 예약을 진행하면서 공급이 부족한 상황, 즉 숙소가 모자라게 될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적극적으로 호스트를 가입시키기 위한 유인책을 펼치고 있지만 증가율이 예상보다 높지 않기 때문이다. FT에 따르면 현재 에어비엔비에 등록한 호스트는 약 600만명으로 1년 전 560만명에서 40만명 증가에 그치고 있다.
체스키 CEO는 증가율이 저조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최근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호스트가 늘어날 확률이 높다고 봤다. 고물가에 시달리게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부가 수익을 얻으려고 숙소를 에어비앤비에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7.5% 급등해 4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체스키 CEO는 “전 세계적으로 볼 때는 공급 부족이 문제가 되진 않는다. 하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몇 개의 한정된 장소로 한꺼번에 몰린다는 문제가 있다”면서도 “높은 인플레이션에 많은 가족들이 괴롭힘을 당하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의 호스트로 참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 발표와 긍정적인 전망에 힘입어 이날 에어비엔비의 주가는 장 마감 후 거래에서 6.6% 상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