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폭스콘 등 위탁업체에 "중국 외 생산거점 늘려달라" 요청

전제품 90% 中에서 생산하는 애플
4차 관세 발동 시 25% 추가 부담 물어야
공급업체에 15~30% 생산거점 이전 요청
폭스콘 "중국 외 생산거점 더 늘릴 수 있어"
  • 등록 2019-06-20 오전 11:08:32

    수정 2019-06-20 오전 11:08:32

△중국 광둥성 심천시에 있는 폭스콘의 애플 생산공장. 이 사진은 2013년 3월 22일 촬영된 것임. [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애플이 아이폰 등을 생산하는 거래처에 중국에 있는 공장을 최대 30%까지 동남아시아 등으로 이전해달라고 요청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중국에 생산을 의존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애플은 회사 제품의 90%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주요 공급업체들에 15~30% 생산시설을 중국에서 동남아로 이전하는 데 따른 비용 영향을 평가해달라고 요청했다. 애플로부터 이같은 요청을 받은 기업은 아이폰의 주요 조립업체인 폭스콘·페가트론·위스트론과 맥북 제조업체인 콴터 컴퓨터, 아이패드 조립업체인 콤팔 일렉트로닉스, 아이팟 제조사 인벤텍·럭스셰어-ICT·고어테크 등이다.

애플은 전세계 기업으로부터 조달한 부품을 집약해 완성품을 만들어 출하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아이폰 저가형 모델 등을 인도에서 생산하는 것을 제외하고서는 대부분 조립처는 중국이다. EMS 업체 중 가장 큰 기업인 대만의 폭스콘은 중국 광둥성 심천시와 허난 정저우시에 공장을 두고 80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페가트론과 콤팔 역시 중국에서 주로 생산해왔다.

문제는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애플 역시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이 검토하고 있는 중국산 제품 3000억달러에 대한 추가 관세 항목에는 휴대폰, 노트북, 태블릿 등 애플의 주력제품이 포함돼 있다. 미국기업의 제품이라고 할 지라도 최종 생산지에 따라 관세가 부과되는 특성상 애플 역시 중국에서 제조한 제품을 미국에 수출할 때 25% 추가 관세 부담을 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폭스콘에서 반도체 사업 총괄 책임자인 리우양웨이는 지난 11일 사업설명회에서 “애플과 24시간 체제로 무역마찰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며 “고객의 요청을 충족하기 위해 (중국외 생산을) 늘리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애플은 2018년 말 사내 30~40명으로 구성된 특별팀을 꾸려 대체 생산거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 생산 후보지로 거론되는 것은 멕시코와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팀은 공급업체의 대체 생산지를 조사하는 것 외에도 투자 우대 등 현지 정부와의 협상도 함께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애플의 라이벌인 중국 화웨이도 미국의 제재로 연 4000만대의 스마트폰 생산량을 감축할 예정”이라며 “애플과 화웨이의 생산전략 변경으로 이들 기업과 관련된 생태계는 크게 변화할 예정”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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