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갈길 먼' 6번째 LCC 에어서울

  • 등록 2016-08-02 오전 11:29:32

    수정 2016-08-08 오전 7:56:50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도장 항공기도 없고 홈페이지도 없는데..이거 신규 항공사 맞나요?’ 에어서울을 처음 탄 승객이라면 의아할지도 모른다. 신규 항공사로 취항을 시작했지만, 아직 항공사의 면모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이 1년 넘게 준비해온 두 번째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서울이 비행을 시작한 지 4주째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3월 이사회에서 에어서울 설립을 결의하고 많은 시간이 지났다. 취항 시기는 미뤄지고 또 미뤄지고, 취항하긴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 때 즈음 마침내 첫 비행기를 띄웠다.

운항을 시작했지만 아직은 신규 항공사라고 보기에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에는 국내선을 운항할 생각이 없었는데,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서 갑자기 김포~제주 노선을 운항하게 됐기 때문이다.

우선 에어서울 자체 웹사이트가 없어 예약·발권은 모두 아시아나항공 시스템을 통해 이뤄진다. 몇 년 전부터 추진해온 제2 LCC 설립인데 도대체 그동안 무엇을 준비한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다.

항공기는 아시아나 항공기를 빌려 민트색의 에어서울 로고를 부착한 게 다다. 운임요금도 아시아나항공과 별 차이가 없다. 급하게 운항을 시작하면서 항공기를 개조하지 못해 아직도 비즈니스석이 있는 항공기를 운영하고 있다. 곧 자체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국제선 표도 판매한다고 한다.

아직 국제선 운항증명(AOC) 승인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취항을 장담하긴 어렵지만, 계획대로라면 10월 7일 일본 노선을 시작으로 국제선 항공기를 띄울 예정이다. 걱정이 앞선다. 국제선 첫 비행에도 지금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면 아시아나항공의 이미지는 물론 국내 항공사 전체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안전이다. 지난달에는 에어컨 결함으로 출발이 지연된 적 있다.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신생 항공사로써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한다. 자칫 잦은 결함과 불친절한 이미지가 소비자들의 뇌리에 박힌다면 온전한 비행도 하기 전에 추락할 수가 있다.

이제 막 출범하는 회사에 찬물을 끼얹고 싶은 생각은 없다. 에어서울 설립 목적 자체가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저수익 노선을 배분받아 수익을 창출하려는 의도지만 너무 영리에만 눈을 돌린다면 소비자들의 외면은 자명할 것이다. 에어서울이 아시아나항공의 숨통을 틔게 할지, 숨통을 조이게 할지는 본인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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