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9월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1년 전과 비교하면 10억달러 가량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월별 ‘사상 최대’ 경상흑자를 여러 차례 경신했던 것과 비교하면 그 기세가 다소 꺾였단 해석이 나온다. 특히 국경을 오가는 통관 수출·입이 늘어나더라도 경상수지로만 오면 증가폭이 둔화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제한조치에 가공무역이 줄어든 데다 주로 중계무역으로 거래되는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해진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가공무역·중계무역 둔화..경상흑자 1년 전보다 10억달러 감소
상품수지를 집계하는 FOB(Free On Board) 기준으로 수출은 전년동월비 0.8% 늘어난 반면, 수입은 이보다 큰 3.0% 증가했다. 1년 전엔 수출이 0.3% 줄고, 수입은 5.6%로 더 감소해 불황형 흑자 논란이 일었으나 이런 추세가 바뀐 것이다.
하지만 불황형 흑자가 아니라고 안심할 순 없단 분석이 제기된다. 소비가 늘고 내수가 살아나면서 수입이 늘어나 흑자폭이 줄어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수출 둔화, 특히 해외생산을 통한 수출 둔화가 흑자폭을 줄였단 설명이다.
노충식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통관기준 수출입이 더 높은 것은 가공무역 부분 영향이 크다. 중국이 제한조치에 나서면서 가공무역이 줄어들었다”며 “중계무역 역시 최근 들어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가공무역의 78.5%(2010년 기준)는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반면 중국 정부는 2004년부터 가공무역 제한조치에 나섰다. 중국의 가공무역 비중도 올 상반기 31.6%로 6년 전보다 9.5%포인트 줄었다. 그 만큼 가공무역을 통한 우리나라의 무역거래도 감소했단 얘기다. 또 주로 중계무역으로 거래되는 삼성전자(005930)의 스마트폰이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중계무역 순수출(수출에서 수입 차감) 역시 둔화되고 있다. 중계무역 순수출은 올 4월 14억860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후 쭉 미끄러져 9월 10억1000만달러로 줄어들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통관보다 경상수지에서 수출이 안 좋다는 것은 국내에서 중간재 등이 수출됐지만, 해외에서 생산한 최종재가 덜 팔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올 연간 840억달러 달성은 가능
그나마 올해 한은이 전망한 경상흑자 840억달러 달성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측됐다.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연간 경상흑자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게 되는 것이다.
정준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지난해 4분기 경상흑자가 250억달러 정도인데다 월별로 봤을 때 하반기에 흑자폭이 늘어난다”며 “840억달러 달성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1~9월 누적 경상흑자는 618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9월)보다 68억2000만달러 더 많다. 남은 3개월 동안 220억달러 흑자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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