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 "올해 기업 신용등급 하향 위험 증가"

건설·조선·해운업종 올해도 `부실` 전망
실물경기 둔화..금융부문 자산건전성 `부정적`
  • 등록 2012-01-19 오후 4:00:00

    수정 2012-01-19 오후 4:00:00

[이데일리 임명규 기자] 올해 국내외 경기 부진의 여파로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위험이 커졌다는 신용평가사의 전망이 나왔다.

한국기업평가는 19일 여의도 우리아트홀에서 열린 `2012년 국내 크레딧 이슈와 전망` 세미나에서 "유럽 재정위기 지속에 따른 국내외 경기 부진으로 기업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저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승용 한기평 평가기준실장은 "올해 전반적인 신용등급은 경기와 기업실적 전망을 감안할 때 하방 위험으로의 노출도가 증가할 것"이라며 "건설과 조선, 해운 등 부실 업종에 속한 업체들의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양 실장은 "올해 회사채 만기도래 규모는 38조5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지만, A등급 이상의 우량 회사채 비중이 높아 차환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신용 스프레드는 경기 전망과 만기도래 물량을 감안할 때 상반기 확대되고 하반기에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대표적 위험 업종으로 꼽히는 건설·조선·해운업은 올해도 고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정원현 평가1실장은 "건설업은 미분양 주택문제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의 구조적 위험이 지속될 것"이라며 "조선업도 선박금융시장 위축과 한·중·일의 치열한 경쟁구도 등 모든 변수가 여전히 부담스럽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도 해운업황은 침체 국민이 지속되면서 업계 전반의 신용위험이 확대될 것"이라며 "만기도래 차입금의 차환 여부와 현금유동성 확보 여부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금융 부문에서는 지난해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이 회복 추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는 분석이다.

마재열 금융공공실장은 "국내외 실물경기 둔화 전망으로 금융부문의 사업과 자산건전성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이 확실히 높다"며 "중소기업의 상환능력과 가계부채 건전성이 모두 저하될 우려가 나오는 만큼 부정적 요소가 많다"고 진단했다.

마 실장은 "부동산 경기 저하와 영업정지 저축은행의 불법 대출에 대한 대규모 대손상각을 감안하면 저축은행업의 외형 축소가 지속될 것"이라며 "저축은행들이 자산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데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자산유동화 부문은 건설업황 부진으로 사업이 장기화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PF 조달 방식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배창성 SF2실장은 "개발사업 관련 사업성이 악화되면서 차환 발행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성이 높은 초기 사업은 여전히 건설회사가 보증을 제공하지만, 우수한 사업성을 확보한 회사는 준공 책임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금융회사가 위험을 부담하는 새로운 PF구조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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