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KT vs 우리은행, 새해 첫 사무라이 경쟁

우리은행, 1월25일 프라이싱
KT, 첫 테이프 끊을 가능성
  • 등록 2010-12-28 오후 3:34:20

    수정 2010-12-28 오후 3:34:20

마켓in | 이 기사는 12월 28일 15시 04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김유정 기자] KT(030200)와 우리은행이 사무라이본드 발행 순서를 놓고 경쟁이다. 새해 첫 사무라이본드 발행의 테이프를 누가 끊을지 업계의 관심도 뜨겁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053000) 소속 우리은행은 내년 1월25일에 프라이싱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를위해 1월7일 일본 재무성에 사무라이채권 첫 발행을 위해 발행등록서(SRS: Securities Registration Statement)를 제출할 계획이다.

SRS를 제출하면 그날로부터 16일째부터 발행이 가능하다. 일본 당국이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이같이 15일간은 발행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KT는 아직 발행 일정을 확정하진 않은 상태다. KT 관계자는 "아직 발행 일정을 확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KT는 기획재정부와 발행을 위한 협의를 해오고 있다. 우리 당국의 승인을 받고 동시에 일본 당국에 사무라이 셸프 프로그램(Shelf Program) 등록을 할 예정이다. 하지만 그 절차는 상대적으로 간소하고 짧은 시간만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이미 지난 2001년 민영화를 위해 주식예탁증서(DR)를 발행, 뉴욕과 일본 등에서 기업공시를 하면서 이후 반기마다 일본에서 기업공시를 해왔다. 이는 곧 사무라이본드 자격을 갖춘 셈으로 여겨진다.

KT는 재무성에 SRS를 등록하는 절차 없이 사무라이 셸프 프로그램(Shelf Program)에 등록하면 된다. 따라서 발행 일정을 우리은행보다 더 앞당겨 잡을 수 있다. 현재로서는 KT가 우리은행보다 사무라이본드를 먼저 발행할 가능성이 높다.

두 기관이 발행 순서를 놓고 다투는 것은 먼저 발행하는 기관이 투자자모집 차원에서 유리하다는 점이 크다. 한국물에 투자하기 원하는 일본 투자자들이 먼저 발행한 한국계기관 채권에 투자한 이후 한국물 익스포져를 고려해 이후에 나오는 채권엔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기관이 신용등급이 다르다는 점에서 투자자 모집에 큰 어려움을 없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S&P 기준으로 KT는 `A`, 우리은행은 `A-`로 KT가 한단계 높다.

한켠에서는 KT가 먼저 발행하는 것이 다른 기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현대캐피탈을 제외하곤 비은행 한국기관의 사무라이본드 발행이 없던터라 일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만큼 KT가 조달금리를 최대한 낮출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특히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진 상황에서 투자를 망설이고 있는 일본 투자자들의 입맛을 끌어당기기엔 은행채권보다는 KT가 유리하다는 관전평이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경우 이번이 사무라이본드 데뷔식인 만큼 투자자를 조금이라도 빼앗길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KT의 엔화 만기도래 자금에 달러 만기도래 자금까지 더하면 300억엔을 훌쩍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져있어 발행 규모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사무라이본드를 통해 엔화를 스왑해 달러자금까지 조달할 경우 발행 규모는 그만큼 커진다.

외국계 IB 관계자는 "두 기관 모두 사무라이본드를 처음 발행한다는 점에서 느끼는 부담이 클 것"이라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진 이후 시장 여건이 좋지 않은 만큼 처음으로 발행하는 기관의 발행금리에 쏠리는 관심이 더욱 클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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