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인터뷰)"주식살때 사업의 일환으로 간주하라"

워렌 버핏 방한 기자회견
"韓 증시, 많이 올랐지만 버블 아니다"
  • 등록 2007-10-25 오후 3:06:15

    수정 2007-10-25 오후 3:06:15

[이데일리 김유정기자]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한국 주식시장이 많이 오르기는 했지만 버블로 보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25일 한국을 첫 방문한 버핏 회장은 "한국시장은 향후 10년간도 긍정적일 것이다"며 "투자를 위한 한국기업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쉽게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버핏 회장과 일문일답.

▲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아시아나 한국시장에서 기업 지분 인수 의사있나?

▲세계 어느시장에서나 마찬가지로 버크셔해서웨이가 이해하고, 영속적인 경쟁력을 지니고 있으며, 유능하고 정직한 경영진이 경영하는 대기업에 관심이 있다.

-중국 주식시장이 최근 급등하고 있는데 중국 시장에 대한 의견은 어떤가? 중국증시 버블에 대해 예측하고 있나?

▲최근 중국이 많이 오른 것은 알겠지만 증시를 예측하려 노력하지 않아 정확히 평가하기는 어렵다. 증시를 예측하기 보다 적합한 기업을 찾아 매입하기 때문이다. 4년전 많은 한국 주식을 매입했는데 이때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한국이 가장 매력적인 시장으로 보였다. 개인적으로 미국보다 한국기업을 더 많이 소유할 정도였다. 당시 포스코를 산 것도 한국 기업들이 매력적임에도 너무 저평가돼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증시가 지나치게 오르긴했지만 어느정도는 펀더멘털에 기인했다고 본다. 안타까운 것은 중국 투자로 주변에서 돈을 버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나도 뛰어들어야겠다`며 증시에 대해 잘못된 아이디어로 흥분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미국의 IT버블도 이런 식으로 붕괴하지 않았나.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우려가 전 세계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어느 시장이나 악재는 있기 마련이고, 이는 어느 시기나 마찬가지다. 미국의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약화된 만큼 한국을 비롯한 시장에 영향이 있겠지만 버크셔해서웨이는 어차피 악재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기업을 찾아서 투자하기 때문에 이를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

-외환투자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미국 달러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어떻게 보나?

▲지금까지 달러 약세를 전망하고 다른 통화에 투자해 22억달러, 올해들어 1억달러 이익을 벌어들여 총 23억달러를 벌었다. 한국에서 포스코에 투자한 것도 포스코가 원화로 수익을 벌어들이는 기업이라는 이유가 컸다. 포스코를 매입할 당시 달러-원이 1150원선이었으나 현재 900원선으로 떨어져 이것만으로도 3억~4억달러의 이익을 번 셈이다.

-한국증시가 올 상반기들어 많이 올랐는데 내년 한국증시에 대해서는 어떻게 전망하나?

▲한국 시장은 지난 1997~1998년 외환위기에 대한 기억 때문에 유달리 저평가돼 있는 것 같다. 이후 정부가 재정상황 개선에 힘썼고 기업들도 재무구조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한국 기업에 투자를 고려한 지난 2002~2003년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기업들이 아주 많았다. 당시 포스코와 기아차, INI스틸, 신영증권 등을 매입했다. 이들은 재무구조를 개선시켜 왔고, 탄탄함에도 저평가돼 있었기 때문이다.

-투자대상 기업을 고르는 원칙은 무엇인가?

▲투자에 비법은 없다. 조언을 하자면 주식을 살때 이를 사업의 일환으로 생각하라는 것이다. 주식이 얼마에 거래됐고, TV에서는 이 기업에 대해 뭐라고 하는지 등에 신경쓰지 마라. 포스코에 투자한 것도 포스코가 겉으로 보여지는 것보다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종목이 다음주에 얼마나 더 오를지 생각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보고 투자하라.

-중국과 한국 증시에 버블이 끼었다고 보나? 포스코는 매입 당시보다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보나?

▲한국증시 많이 올랐지만 버블로 보진 않는다. 한국이 미국보다 오히려 싸다. 버블이란 환상에 빠져서 기본적인 기업의 내재가치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상태를 말하는데 이는 `과거에 이만큼 올랐으니 앞으로도 오를 것이다`고 착각하는 상태를 말한다. 결국 모든 거품은 터지게 돼있다.

-국내 증시가 저평가됐다고 햇는데 현재 어떤 기업을 보유하고 있고, 관심이 있는지 말해줄 수 있나. 또, 한국에서 어떤 사업 분야가 유망하다고 보나?

▲버크셔는 포스코 지분을 4%(340만주) 보유하고 있고 팔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주식을 모두 합리적인 가격에 팔았고, 오직 한 종목 보유하고 있다. 버크셔해서웨이의 파트너인 찰리 멍거 부회장도 버크셔의 대주주인데 한국주식에 여러 종목 투자했고 많은 돈을 벌었다. 나와는 다른 종목에 투자한 것으로 안다.

한국은 앞으로 10년도 긍정적일 것으로 본다. 철도 항공 등 다양한 사업분야의 수많은 기업들을 살펴보는데 장기적으로 이 회사가 어떻게 될지 예측가능한지가 매우 중요하다. 경영진이 유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지, 이 주식의 가치가 어떤지 보고 판단이 서면 투자하는 것일뿐 특정 산업은 크게 관계없다.

-구글 등 인터넷주 투자계획은 없나?

▲불행히도 기술주에 투자할 만큼 똑똑하지 않다. 구글은 훌륭한 기업이라고 생각하지만 기술과 관련해서는 많은 변화가 있고 이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대구텍처럼 환경이 변해도 꾸준히 이익을 낼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할 것이다.

-한국의 금융규제, 특히 외국인 금융규제에 대한 생각은?

▲한국 증권규제 전문가는 아니지만 한국 기업에 대해 엄청난 양의 정보를 인터넷에서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예를 들어 처음 한국기업 투자를 고려한 4~5년 전 대한제분(001130)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쉽게 얻을 수 있었다. 한국의 기업정보 습득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얻는 정보의 질과 별반 다르지 않다.

-수많은 기업에 투자해왔는데 특정 기업에 대해 투자결정을 내린 후 후회한 적은 없나?

▲수많은 기업을 사기 때문에 분명 더 잘할 수 있었다는 경우는 있다. 하지만, 과거의 투자결정을 돌아보고 후회하지는 않는다. 지금까지 전반적으로 좋은 투자성적을 거뒀다고 생각한다.

-가능해진다면 북한에 대한 투자는 생각해본 적 있나?

▲재미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내 나이를 고려하면 너무 장기적인 비전인 듯 하다.

-`학살주` 논란이 있는 페트로차이나 투자에 비난이 많았다. 이에 대한 의견은?

▲페트로차이나는 내가 아는한 비윤리적인 기업이 아닌 일류기업이다. 어느 기업을 놓고 A가 B보다 윤리적이냐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 같다. 담배회사를 놓고 윤리성을 따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건강관리 비결은 무엇인가?

▲코카콜라 지분을 8% 보유하고 있는데 지분을 보유한 만큼이나 코카콜라를 좋아한다. 하루에 5병씩 마시는데 아마도 이것이 건강 비결이 아닐까 싶다.

-코카콜라를 마시는 것은 매출을 늘리려는 이유인가 아니면 지분을 투자해서인가?

▲매입전에도 하루에 5병씩 마셨으니 상품을 좋아해서가 맞겠다. 하지만, 상품을 좋아해서 코카콜라에 투자한 것만은 아니고 장기적으로 이 기업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서 1988년에 매수했다.

-소박하다고 알려져있는데 한국 제품 사용하는 것 있나?

▲어떤 제품을 꼭 사야겠다고 생각해서 구매하는 사람은 아니다. 필요하면 살 뿐이고, 이미 많은 것을 갖고있다고 생각한다. 집도 이미 오래전에 구매한 것이고, 차도 10년마다 바꾸는데 현재 캐딜락을 타고있다. 보여줄만한 한국제품이 있으면 좋겠지만 안타깝다.

-버크셔가 지분 80%를 인수한 IMC그룹과 그 손자회사인 대구텍에 대해 투자조언을 하나?

▲(에이탄 베르트하이머 IMC 그룹회장 답변)버핏은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
 
-대구텍 상장계획은?

▲ 상장 계획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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