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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사실 이태원 클럽 확진자가 8일 나왔을 때 국민일보에서 단독으로 게이클럽이라는 것을 헤드라인에 붙였다. 이게 사실 클럽에서 집단감염이 확산된 건 맞지만 클럽이 성소수자 클럽인지 아니면 그냥 비성소수자 아니면 그냥 일반 시민 클럽인지는 상관이 없는 문제다”라고 덧붙였다.
박 변호사는 “이게 방역에 필요한 정보도 아니고 오히려 이게 낙인 효과를 가지고 온다. 마치 성소수자들의 문제고 성소수자들이 감염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식으로 비난을 받게 되는 어떤 효과를 만들어서 사실 더 숨게 만든다. 이걸 단독이라고 이렇게 보도하면서 신문사 입장에서는 굉장히 어떤 화제를 일으키겠지만 사회 전체적으로는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라고 우려했다.
‘성소수자들이 현재 아웃팅을 당할 수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일단 지금 동선 공개 방식이 바뀌긴 했지만 그전까지는 개별 방문한 업소명을 다 공개했다. 사는 곳, 나이, 성별이 나오고. 동선이 공개되고. 이걸 아는 사람들은 이 사람이구나를 알 수 있는 정도의 정보가 주어지고 있다. 또 이태원 감염을 아까 말했듯이 언론에서 성소수자 클럽, 이렇게 보도시키면서 이태원에서 감염이 된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성소수자일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사람이 내가 확진이 됐는데 이게 이태원 클럽을 갔다 온 동선이 공개되고 그러면 주변 사람들로부터 너 성소수자였어라고 알게 되는 문제가 있는 것이고 이게 한편으로 사회적으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있다 보니까 성소수자가 자기의 정체성을 드러냈을 때 암암리에 배타적인 시선을 받거나 어떤 실질적인 차별을 받을 수 있는 우려가 있기 때문에 좀 더 꺼리게 되는 부분들이 나오게 되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익명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실효성이 있다고 본다. 익명 검사가 지금 하는 방식이 이름을 묻지 않고 그냥 일련번호로만 사람을 표기하고 전화번호만 받는 거다. 이런 식의 방식들이 개인이 과도하게 노출될 우려가 없기 때문에 좀 더 안심하고 검사받을 수 있게 하는 효과가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박한희 변호사는 남중, 남고를 거쳐 포항공대 기계공학과에 진학했다. 졸업 후 큰 건설회사 구매과에 취직했다. 양복을 입고 출퇴근 하던 그는 성 정체성 혼란으로 우울증을 겪었고, 결국 회사를 그만뒀다.
이후 박 변호사는 2013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입학했다. 로스쿨을 선택한 이유는 커밍아웃을 하더라도 먹고 살기 위해선 전문직이 되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자신의 성 정체성을 처음 드러낸 건 2014년이다. 이후 2017년 2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그해 제6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했다. 그는 국내 최초 트랜스젠더 변호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