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췌장암으로 악화할 수 있는 전구병변인 ‘췌관내유두상점액종양’이 수술 후 재발이 잦아 철저한 추적관찰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암 전구병변은 아직 암은 아니지만, 암이 될 확률이 매우 높은 질환을 의미한다.
서울대학교병원 외과 김선회·장진영·강미주 교수팀은 1995년 이후 췌관내유두상점액종양으로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환자 403명을 장기간 추적 관찰한 결과, 10명 중 1명꼴(10.7%)로 췌관내유두상점액종양이 재발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수술연보(Annals of Surgery)’ 최근호에 발표됐다.
췌장암은 한국인 암 발생 9위, 암 사망 5위, 5년 생존율 7.8%로 예후가 매우 나쁜 암에 속한다. 췌장암의 유일한 완치 방법은 수술이지만 조기에 특징적인 증상이 없어 대다수 환자는 암이 상당히 진행한 후에 발견된다. 실제 췌장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중 완치를 목적으로 수술이 가능한 경우는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췌장암의 전구병변에 대한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져야 췌장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췌관내유두상점액종양은 췌장에 물혹(낭종)처럼 발견되는 병변으로 췌장암 전구병변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특징적인 영상 소견 때문에 진단이 비교적 쉽고 수술 후에는 장기 생존율도 높은 편이다.
장진영 교수는 “드물지만 양성 병변도 재발하는 경우가 있는 만큼 수술 후 철저한 추적관찰이 중요하다”면서 “전신 상태가 좋은 환자가 췌관내유두상점액종양으로 진단됐다면 악화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조기에 수술치료를 받는 게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