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부천옥길 보금자리지구 내 위치한 비료업체 KG케미칼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용역직원들의 공장 진입을 막아서다가 직원 8명이 부상을 입는 불상사를 당했다. LH가 토지 수용 전 감정평가를 위한 토양오염 조사를 KG케미칼 측과 협의 없이 진행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LH가 작년 가을까지 얘기도 꺼내지 않던 토양오염 문제를 작년말부터 꺼내기 시작했다”며 “부천시에서는 2014년까지 토양오염을 복구하라고 했지만 LH는 보금자리사업을 위해 당장 오염복구비를 계산한 뒤 이를 뺀 보상비로 공장부지를 강제 수용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업을 진행하는 LH 부천옥길사업단 측은 “토양오염 조사는 감정평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기 때문에 공장과 협의 없이도 조사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사건은 보금자리주택 사업의 촉박한 일정 때문에 빚어진 측면이 크다. 부천옥길지구는 지난 2010년 4월 사전예약을 거쳐 올 2월 본청약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보상작업 난항으로 청약일정을 내년 상반기로 미룬 상태다. 본청약이 늦어지면서 사전예약에 참여했던 수요자들의 불만이 점점 커지는 것도 문제다.
당시 시위에 참여했던 최 모씨는 “땅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여 있어 전에는 공장을 넓히고 싶어도 그러지 못했는데 이젠 국가가 집을 짓겠다며 헐값에 빨리 나가란다”며 “권리 주장도 못하고 길바닥에 나앉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라고 울분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