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강남권 주요 재건축 아파트 중개업소에는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문의전화가 크게 감소했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 1단지 35㎡는 호가를 1000만원 낮춘 7억4000만~7억5000만원의 매물이 나와 있지만 매수 대기자들은 관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개포주공 1단지 56㎡도 보름 가까이 호가가 14억원을 유지한 채 가격이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자금출저 조사를 한다니 매수자들이 추이를 지켜보겠다면서 매수 분위기가 소극적으로 바뀌었다"며 "강남권은 투기지역이여서 이번 DTI 대출규제와 무관하지만 정부가 전반적으로 주택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분위기여서 매수자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된 것 같다"고 말했다.
대치동 P 공인 관계자는 "강남권 대출 규제가 추가로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와 자금 출처 조사가 맞물리면서 거래가 중단됐다"며 "하지만 집주인 대부분이 `경기 회복이 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예전 분위기를 회복할 것`으로 내심 믿고 있어 가격을 내리지 않고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서초구 역시 마찬가지다. 서초구 잠원동 한신 6차 116㎡는 지난 8월 한달간 1억원이 급등하면서 10억원선을 돌파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선 매수세가 끊기면서 단 한 건의 거래도 이뤄지지 않고 가격 상승이 답보상태에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최근 정비구역 지정이 완료되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강동구 고덕지구를 비롯한 둔촌동 일대 재건축 단지의 경우 매수문의가 사라진 채 향후 집값 전망을 묻는 집주인들의 문의만 이어지고 있다.
한 중개업소 대표는 "대출을 끼고 집을 사려했던 수요자들이 원하는 만큼 대출이 이뤄지지 않을까봐 걱정이 많다"며 "정부의 대출 규제 여파로 매수자들이 모두 한 발 물러서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민이 스피드뱅크 팀장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DTI 대출 규제와 자금 출처 조사가 맞물리면서 거래가 급속히 위축되는 모습"이라며 "매수자들의 매수 심리가 한 풀 꺾인 상황에서 이 같은 가격 보합세는 추석 이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