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참가자들에게 미국 최대의 자연재해라는 카트리나는 그저 일시적인 충격으로만 인식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인디언 서머`처럼 최근 지수 상승은 카트리나의 충격이 본격화되기 전에 나타난 반짝 회복으로 남을 것인가.
이와 관련, 이번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 등 물가지표와 소매판매 등의 경제지표들은 지수 향방을 결정하는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PPI·CPI 촉각
12일 뉴욕증시에는 예정된 경제지표가 없다. 다만, 주중에는 `8월 생산자물가(PPI)`와 `8월 소비자물가(PPI)` 등 금리 정책 결정에 있어 주요 판단 근거가 되는 물가 지표들이 대기하고 있다.
전망은 좋지 않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8월 생산자물가가 전월과 같은 0.7%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음식료와 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도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생산자물가 발표 이틀 후인 15일에는 8월 CPI가 예정돼 있다. 예상치는 0.5%로 전월과 다르지 않다. 다만, 근원 CPI는 0.2% 올라 7월 0.1%보다 상승폭이 조금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소비자물가 불안..기업들 비용전가 조짐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부를 강타하기 이전부터 미국 기업들은 고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시달렸다. 카트리나는 이같은 비용부담을 보다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들어 이같은 낌새가 보다 분명하게 감지되고 있고, 이는 소비자물가를 자극할 전망이다.
공급관리협회(ISM)의 노버트 오르는 "제조업체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기는 힘들 것"이라며 "결국은 소비자가격에 이를 전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샌프란시스코연준총재는 자넷 옐렌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아무리 잘 억제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고유가는 부분적으로라도 근원인플레에 침투했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금리와 주식시장
노동비용이 증가하고 소비자물가가 상승하는 등 인플레 위협이 성장률 둔화 위험보다 크다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속적인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주식시장 참가자들은 인플레 위험만으로 연준이 금리인상 카드를 꺼낼 필연성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인디펜던스 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존 포렐리는 "20일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경우, 시장에서는 카트리나의 충격이 예상보다 크다는 것을 연준이 인정한 것으로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연준도 이같은 생각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동결과 금리인상이라는 두가지 선택만으로는 주식시장에 대한 영향을 분명히 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포렐리는 오히려 연준이 금리정책 발표후 밝힐 성명에서 향후 연준의 금리정책이 어디로 갈 것인가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가와 증시
최근 주가 상승에는 유가 하락이 큰 영향을 미쳤다. 그만큼 향후 증시의 향방을 알기 위해서는 유가 전망이 결정적인 변수다. 현재로서는 유가 하락과 상승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주유업계는 최근 휘발유 도매가격이 내림세로 돌아섬에 따라 사상 최고 가격으로 치솟았던 휘발유 소매가격이 수일내 소폭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주유업계 조사업체인 런드버그 서베이가 8월26일~9월6일 동안 미 7000개 주유소를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주유업체들은 휘발유 도매가격이 지난 2일부터 하락해 단기간 내 소매가격에 반영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매트릭스 에셋 어드바이저의 이사인 더글라스 알타베프는 "유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유가 하락이 주식시장을 지지해 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애널리스트들은 공급부족으로 인해 이번주 유가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이 석유담당 애널리스트와 투자전략가 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25명(46%)이 이번주에 유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답했다. 18명(33%)는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나머지 16명은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선행지표는 지수선물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시간 오후 5시20분 현재 S&P 500 지수선물은 전장대비 0.30포인트 오른 1248.80을 기록중이고, 나스닥 100 지수선물은 1.50포인트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