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최근 10년 간 해외 직구 규모가 4.1배 늘어나며 급속 성장했다. 반면 역직구는 2019년까지 상승하다가 꺾였다. K-뷰티 관련해 중국의 직구가 늘어났다가 한한령(限韓令)으로 부침을 겪고 있다.
2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간한 ‘2024 유통물류 통계집’에 따르면 2014년 1조 6000억원이었던 온라인을 통한 해외 직구(직접구매) 규모가 2023년에 6조 7000억원으로 4.1배 늘어났다. 반면 해외 역직구(직접판매)는 2014년 7000억원에서 6조원 규모까지 성장했으나 2019년 성장세가 꺾이면서 2023년 1조7000억원으로 규모가 축소됐다.
대한상의는 직구 시장은 의류와 패션잡화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했고, 역직구는 한한령으로 꺾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동일 한국유통학회 회장(세종대 교수)은 “2021년까지만 해도 아마존, 베스트바이 등 미국 쇼핑몰을 중심으로 국내 소비자 이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고, 직구에서 미국 비중이 가장 높았다”며 “알리·테무 등 C커머스 플랫폼의 글로벌시장 진출이 가속화하고 국내 진출이 본격화한 2023년부터는 중국 비중이 높아지면서 직구의 성장폭이 더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종수 한국유통연수원 교수는 “전체 역직구에서 중국 비중이 가장 높았고, 품목으로는 화장품이 성장에 가장 큰 역할을 해왔다. 2017년 한한령으로 중국 정부가 한국관광 뿐만 아니라 화장품·식품·컨텐츠 구입을 제한하면서 중국 화장품 역직구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고 분석했다. 중국 역직구에서 화장품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90%에 이른다. 화장품 품목의 역직구 규모가 2020년 4조 9000억원을 정점으로 큰 폭으로 감소한 이후 규모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중국 전체 역직구도 이와 동일한 추세를 보인다는 분석이다.
최근 10년간 직구 품목 순위는 1위 의류·패션, 2위 음·식료품으로 집계됐다. 역직구는 1위 화장품, 2위 의류·패션 품목 순위에는 변화가 없었다. 다만 K문화 확산에 따라 음반·비디오 관련한 품목 순위가 3위로 올라섰다.
대한상의는 경쟁력 있는 품목과 중소기업·소상공인의 플랫폼 진출이 활발해질 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 물류·마케팅을 포함한 종합적인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유통소매시장에서의 온·오프라인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제품의 가격경쟁력도 중국에 비해 약화되고 있어 유통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유통물류 통계집은 유통과 물류분야 시장규모, 동향지표, 해외통계 등 기업과 정부 등에서 발표한 통계를 종합 정리한 자료집으로 대한상의에서 매년 발간하고 있다. 대한상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