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지난달 우리나라 교역조건이 20개월 연속 나빠졌다.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 가격 하락으로 수출가격이 5.3% 떨어지는 동안 수입가격 하락은 0.5%에 그쳤기 때문이다. 지난달 수출물량지수와 수출금액지수 모두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고, 수입물량지수와 수입금액지수는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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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11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월 대비 0.8%, 전년 동월 대비 4.9% 하락한 84.04를 나타냈다. 전년 동월 대비 기준 20개월째 하락했다.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 가격 약세로 수출가격이 5.3% 하락하는 동안 수입가격은 0.5% 하락하는 데 그친 탓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것으로, 이 지수가 하락한다는 것은 물건을 팔아서 사올 수 있는 상품의 양이 줄어든단 뜻이다.
지난달 수출물량지수와 수출금액지수 모두 하락하며 2개월째 하락세를 보였다. 수출물량지수는 운송장비(23.2%) 등이 증가했지만, 화학제품(-10.3%),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5.6%) 등이 감소하면서 1년 전 대비 6.3%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 기준 -14.8%를 기록했던 2020년 5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이다.
달러 기준 수출금액지수도 전년 대비 11.3% 하락했다. 마찬가지로 2020년 5월(-25.0%) 이후 가장 많이 떨어졌다. 운송장비(21.8) 등의 수출금액은 늘었지만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25.4%), 화학제품(-17.0%) 등이 감소한 영향이다.
서정석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통관기준 수출이 감소한 이유는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화학제품 등 주요 수출품 가격 하락 흐름과 산업에서의 수요 부재 등이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반면 수입은 물량, 금액기준 모두 상승하며 오름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수입물량지수는 제1차 금속제품(-11.6%) 등이 감소했지만 운송장비(76.7%) 등이 증가해 전년 대비 3.8% 상승했다. 5개월 연속 상승세다. 수입금액지수도 제1차 금속제품(-19.7%) 등이 줄었으나 운송장비(50.5%), 광산품(19.1%) 등이 증가해 3.3% 오르며 24개월 연속 상승했다.
서 팀장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요건이 개선되면서 전기차 같은 친환경차 판매가 확대됨에 따라 운송장비 수입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한편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99.43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9% 하락해 10개월 연속 내렸다. 수출물량지수가 6.3% 하락하고, 순상품교역조건지수도 4.9% 내린 영향이다.
| (자료=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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