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만희 시계 팝니다. 진품인지 가품인지 말이 많은데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3일 오전 0시28분께 중고 물품 거래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에 ‘이만희 시계’가 등장했다. 판매자는 “어느 사업가분께 받았다. 관심 있으면 문자주세요”라고 했다. 거래가는 30만 원.
| 3일 ‘중고나라’에 등장한 진짜 ‘이만희 시계’이자 가짜 ‘박근혜 시계’ (사진=중고나라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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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9시30분 현재 판매가 완료된 이 시계는 전날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관련 기자회견에서 차고 나온 ‘박근혜 시계’와 똑같다.
박 전 대통령이 2013년 대통령에 취임한 후 제작해 유공자와 귀빈들에게 선물한 진짜 ‘박근혜 시계’와 다른 부분이 있어 가짜 논란이 일었다.
일단 이 총회장의 시계는 ‘박근혜 시계’와 달리 금장이며 날짜를 확인할 수 있고 숫자가 ‘선’으로 표시돼 있다.
특히 12시는 두 줄의 선으로 나타나 있다. 과거 중고나라에서 49만 원에 거래된 시계도 이 부분이 달랐다. 그러나 이날 등장한 시계는 이 총회장의 시계와 세부 디자인까지 똑같았다.
|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고성리 ‘평화의 궁전’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하며 봉황 무늬가 새겨진 ‘박근혜 시계’를 차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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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금장의 ‘박근혜 시계’는 중고나라에서 “국회의원용”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 관계자들은 제작 당시 은장 한 종류로만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은장의 ‘박근혜 시계’는 5만 원~1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금장 시계는 지난 2014년 등장했다.
그해 3월 검찰에 따르면 한 50대 남성은 지난해 서울 종로구 예지동 자신의 가게에서 박 전 대통령의 휘장과 서명 등을 위조한 시계 84개를 만들어, 그 중 56개를 인터넷을 통해 2만∼4만원에 판매한 혐의를 받았다.
한편, 이 총회장이 첫 기자회견에 ‘박근혜 시계’를 차고 나온 배경을 놓고 정치적 의미까지 부여하며 설왕설래가 이어지자, 신천지 측은 “시계는 5년 전에 한 장로가 줘서 받은 것인데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 사진=신천지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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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회장은 지난 2016년부터 이 시계를 즐겨 착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뿐만 아니라 이 총회장은 과거 박 전 대통령 아버지인 박정희의 친필이 들어간 도자기를 배경으로 인터뷰하기도 했다.
해당 도자기는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측이 지난 2014년 포항시에 전달한 도자기와 유사하다. 그러나 이 역시 ‘박근혜 시계’와 마찬가지로 세부 디자인에서 차이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