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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미국산 과일 수입이 2.4배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미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무역장벽보고서에서 미국산 과일에 대한 한국 시장 추가 개방 필요성을 거론했으나 지금까지의 수출 효과를 고려하면 어불성설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최근 펴낸 ‘한·FTA 발효 6년, 농축산물 교역 변화와 과제’를 보면 지난해 미국산 과일 수입액은 6억3100만달러(약 6665억원)로 발효 전 평년(2007~2011년 평균) 2억6300만달러에서 140.1% 늘었다.
발효 첫해 큰 폭 늘어난 후 매년 조금씩 늘고 있다. 발효 1년 차(2012년) 5억1300만달러로 발효 이전 평년 평균의 두 배 가까이 늘더니 2013년 5억4200만달러, 2014년 5억3800만달러, 2015년 5억5000만달러, 2016년 5억56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발효 전 평년 14만9407t이던 수입량도 발효 첫해 25만5691t으로 늘어난 이후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는 발효 전 평년보다 61.2% 늘어난 24만915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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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인하 효과다. 체리 관세율은 FTA 체결과 함께 0%가 됐다. 올해 블루베리와 사과·배(신선) 관세율은 13.5%, 사과(후지), 배(동양배) 관세율은 29.2%까지 낮아졌다. 2022~2032년이면 모두 관세가 0%가 된다. KREI는 한미 FTA로 국내 미국산 오렌지 가격이 30% 내렸다고 분석했다. 체리와 포도, 석류, 레몬, 자몽도 최저 10~30%대 인하 효과가 있다.
미국산 오렌지 수입액이 지난해 1년 전보다 0.4% 감소(수입량으론 10.1% 감소)했으나 이는 미국 현지 작황 부진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지 작황이 좋았던 체리 수입량은 지난 한해에만 29.4% 늘었다.
KREI는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통상 환경 재편이 예상되는 만큼 우리도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며 “수입처를 다변화, 국내 농축산물 수급 안정, 농업부문 체질 개선 등 우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힘써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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