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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떤 성주는 입성 후에 장사가 잘 안되서 새 장사거리를 찾고 있다. 심지어 성을 통째로 매각하고 남은 여생을 더 이상 장사하지 않고 편히 살려는 성주들도 있다. 때때로 새 장사 거리를 못찾고 계속 손해를 보는 성은 왕국에서 성주를 쫓아 내기도 한다.
성 밖에는 수 십만 명의 백성들이 장사를 하는데 성주와는 달리 규모가 매우 작고 잘 안되는 경우가 많아 파산하기도 한다. 파산까지는 아니더라도 자금, 인력, 경험 부족으로 제대로 빛을 못 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부는 장사를 잘해서 성주의 자격을 얻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성주가 되기까지는 평균 10년이 더 걸린다. 장사가 잘 되다가도 경쟁이 치열해 지거나 외부 환경의 변화로 성장이 멈추거나 쇠락하는 백성들이 훨씬 많다.
이 머에퀴게임은 이러한 가능성 있는 백성들을 발굴해 입성을 시키는 게임이다. 단기간에 빠른 성장을 했고 향후 잠재력 까지 갖췄지만 왕국의 까다로운 진입장벽 때문에 입성하기에는 시간이 걸리는 백성들을 모아 새로운 성장엔진이 필요한 성주들을 연결시키면 된다.
초기에는 주로 작은 성들을 대상으로 해서 좋은 장사 거리를 연결하면서 성을 키우고 그 실적을 바탕으로 점점 큰 성들과 일을 만들어 가면 된다. 내공이 쌓이게 되면 한 왕국 뿐만 아니라 다른 왕국의 성들과도 같은 일을 할 수 있다.
이 게임의 성공 비결은 백성들 중 성주 입맛에 맞는 훌륭한 장사꾼을 찾아 내는 것과 성장동력을 원하는 성주들을 많이 확보 하는 것이다.
이렇게 입성한 백성들은 큰 돈과 성의 땅을 부여 받고 일정 기간 성에서 일하면서 성주를 위해 충성해야 하지만 그 후로는 땅을 팔고 나와서 충분한 자금과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새로 장사를 시작하여 자신의 성을 지을 수 있다.
기술특례입성이라는 제도도 있는데 매출이 크지 않고 수익성이 없지만 왕국에서 백성의 우수 기술이 인정되면 입성시켜주는 특혜이다. 하지만 매우 까다롭고 어려워 1년에 2~개 밖에 안되는데 최근 여왕이 등극하면서 창조경제를 내세우며 많은 바이오 기업들이 이 방법을 통해 입성하고 있다.
왕국에서는 스펙성이라는 아무도 없는 텅텅 빈 성을 지어놓고 갑자기 떼돈을 버는 백성들을 위해 제공하고 있다. 3년 이상 꾸준히 장사가 잘 돼야 입성이 가능한 일반 성주 제도와 달리 단기간에 큰 발전을 한 백성들이 바로 이 스펙성에 입성해 성주가 될 수 있다. 최근 애니팡으로 대박난 백성이 이 제도를 통해 입성한 사례다.
이 정도면 이 게임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독자 분들이 다 알아차렸을 줄이라 믿는다. 머에퀴 게임의 머는 ‘Merge’, 에퀴는 ‘acquisition’ 에서 따온 것이다. 즉 이 게임은 한국 M&A 생태계 구축 게임이다.
성은 상장사이고 성주는 상장사 대표 그리고 백성은 스타트업이다.
이것은 요즘 내가 푹 빠져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고 있는 게임이다. 1년 넘게 주말과 휴일도 없이 때로는 밤 새면서 이 게임을 즐기고 있는데 이제야 프로게이머가 된 것 같은 느낌이 온다.
지난 1년간 100명이 넘는 성주들을 만났고 1000명이 넘는 백성들을 만났다. 이제 이 게임은 ‘상생 M&A포럼’이라는 그룹 게임으로 발전한다. 나 혼자가 아닌 여러 협회,투자사,회계법인 및 입성 전문가들이 뭉쳐서 같이 공동으로 큰 판을 벌이게 됐다.
이 게임의 결과는 많은 백성들이 꿈을 이루면서 부자가 되고 다시 창업 전선으로 돌아와 새로운 부자를 키워내며 기존의 성들은 새로운 아이템을 통해 더욱 강하고 큰 성이 되는 왕국 경제의 선순환적 발전이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내게 묻는다.
“요즘 그렇게 열심히 일하느라 힘들지 않나요?”
나는 웃으며 대답한다.
“이 게임이 너무 재밌어서 밤새는 줄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