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레미콘업계 생존, 동양시멘트 인수에 달렸다"

상위 7개 시멘트사 시멘트 출하량 점유율 88.5%
독과점에 따라 중소레미콘업계 시멘트가격 부담 증가
"실수요자인 중소레미콘업계가 인수하면 시멘트가격 하락해"
  • 등록 2015-07-20 오전 11:34:42

    수정 2015-07-20 오전 11:34:42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중소레미콘업계가 대형시멘트사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하는 것은 중소레미콘업계의 생존을 위협하는 일이라며 결사 반대하고 나섰다. 독과점시장인 시멘트업계 특성상 상위 업체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한다면 중소레미콘업계 입지가 더욱 좁아지게 된다는 것이 중소레미콘업계의 입장이다.

서상무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이하 연합회) 회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동양시멘트 인수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중소레미콘업계는 시멘트 최대 수요자임에도 불구하고 독과점 시멘트사들에 의해 을의 입장일 수밖에 없다”며 “동양시멘트 인수로 중소레미콘업계가 새로운 희망을 꿈 꿀 수 있도록 많은 협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2014년 국내 시멘트 출하량. 자료=한국시멘트협회
실제 지난해 시멘트 국내 출하량을 살펴보면 동양시멘트를 포함한 상위 7개 시멘트사의 점유율은 88.5%로 독과점적인 형태를 보이고 있다. 출하된 시멘트를 구매하는 주요 고객사는 중소레미콘업계로 62%인 2700만톤을 구매했다. 하지만 주요고객임에도 불구하고 독과점 공급 형태인 시멘트시장에서 을의 위치는 중소레미콘업계다.

배조웅 연합회 이사장은 “동양시멘트를 인수하는 상위 시멘트사는 시장점유율 압도적 1위로 시멘트 업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며 “독과점 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시멘트-레미콘 간 상생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시멘트사는 시멘트 원료가 되는 유연탄, 전기료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시멘트 가격을 전혀 인하하고 있지 않다”며 “시멘트사와 가격인하 협의가 어려워진 건설사마저 시멘트가격 인하 대신 레미콘가격 인하를 추진하면서 레미콘업계를 압박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만큼 독과점의 횡포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시멘트가격 변동 추이(단위:원/톤, 부가세별도). 자료=한국시멘트협회
배 이사장은 “807개 중소레미콘업체 가동률이 지난해 23%로 매년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자재의 안정적 공급과 가격 안정은 필수 조건”이라며 “대기업이 동양시멘트를 인수하게 된다면 인수비용을 시멘트가격 인상으로 결국 레미콘업계에 부담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소레미콘업계는 최대 수요자인 중소레미콘업계가 시멘트업체를 인수해 운영해야 경제적 효과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배 이사장은 “실수요자인 중소레미콘업계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하게 된다면 원가를 줄이고 적정 마진만을 취함으로써 시멘트 가격 안정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 이사장은 동양시멘트 인수에 따라 현재 톤당 약 9만원인 시멘트 가격이 7만원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6000억원에서 많게는 8000억원으로 보고 있는 인수대금에 대해서는 업계 예측과 다른 평가를 내놨다. 배 이사장은 “우리는 현재 인수대금을 3800억~4500억원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871개 연합회 소속 중소레민콘사가 많게는 30억원 적게는 1억원씩 자금을 수혈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모은 자금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자체적으로 평가한 인수대금은 불가능한 목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871개에 달하는 중소레미콘업계가 인수 후 경영효율성에 걸림돌이 되지 않느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현재 SPC(특수목적회사)가 설립됐고 제조와 판매로 업무 구조과 확실히 분업됐기 때문에 경영효율성에 대한 문제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동양시멘트 인수와 관련된 연합회의 일정 계획은 다음과 같다. △22일, 본 입찰제안서 접수 △24일, 우선협상대상 선정 통보 △29일, 양해각서(MOU) 체결 △8월3~14일, 상세실사 △8월28일 본계약(SPA) 체결 △9월25일, 잔금 납입 및 거래 종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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