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전략 앞둔` 연준, 왜 연방기금금리에 손 댈까?

  • 등록 2014-07-11 오후 2:59:43

    수정 2014-07-11 오후 6:32:43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공개된 지난 6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연준이 통화정책상 기준금리로 삼고 있는 연방기금금리(Federal funds rate)를 개혁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이를 두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연준의 이같은 행보가 기준금리 인상을 준비하는 사전 정지작업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연준은 왜 지금 이 순간에 연방기금금리를 손대려고 하는 것일까, 그리고 이런 조치가 왜 기준금리 인상을 알리는 시그널이 되는 것일까.

미국의 실세 연방기금금리 추이 (단위:%)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단 연방기금금리를 들여다봐 필요가 있다.

법률상으로 미국 은행들은 고객들로부터 받는 예금의 일정 부분씩을 연준에 지급준비금(reserves·지준)으로 쌓아야 한다. 이 준비금을 연방기금(Federal funds)라고 하고, 이 준비금이 부족할 때 하루씩 자금을 빌리는데 이 때 쓰이는 조달금리가 바로 연방기금금리다. 우리나라의 콜금리와 유사한 개념이다. 연준은 통화정책을 운용할 때 이 연방기금금리를 기준금리로 삼고(타깃팅하고) 있다.

이 금리는 매일 거래를 중개한 브로커들로부터 일일이 실제 금리를 보고받아 평균해서 산출한다. 현재 연준은 연방기금금리 0~0.25% 수준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근래 시장에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조기에 올릴지 모른다며 두려워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 실세 연방기금금리가 그 목표치를 따라간다.

연준은 국채 등을 내다 팔고, 은행 등은 이 국채를 산다. 국채가 은행으로 가는 대신 은행들이 가진 현금은 연준에 흡수된다. 이렇게 채권을 사는 통에 지준이 부족해진 은행들은 다른 은행들로부터 더 높은 금리에 단기자금을 빌려와 부족한 지준을 메운다.

이같은 방식으로 연준이 FOMC에서 정하는 기준금리는 실제 시장에서 형성되는 연방기금금리와 맞춰가게 된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기준금리 인상 방식이다.

미국 은행들의 연준 지급준비금 추이 (단위:10억달러)
문제는 현재 이같은 금리 인상의 경로가 막혔다는 것이다. 연준은 지난 5년간 세 차례 양적완화를 통해 3조달러 가까이 국채와 모기지채권 등을 사들였다. 이렇게 풀린 돈이 시중에 넘쳐나고 은행들은 막대한 지준을 쌓았다.

특히 은행들이 연준에 법정 준비금 이상으로 예치한 초과 지준에 대해 연준이 0.25%의 금리를 계속 지급하다보니 이자수익을 노린 은행들은 필요 이상으로 많은 초과 지준 예치금을 쌓았다. 이 떄문에 돈까지 빌려 지준을 맞출 필요가 없어진 은행들은 이 단기자금시장에서 자금을 빌리거나 빌려주는 일을 거의 중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50%까지 올린다 해도 실제 연방기금금리는 이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머물 수 밖에 없다. 지준이 넘쳐나는 은행들은 물론이고 지준 예치 이자를 받지 못하는 연방주택대부은행과 같은 국책 금융기관들이 지속적으로 단기자금시장에서 오버나잇 자금을 공급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까? 물론 가능성은 크게 두 가지 정도로 좁힐 수 있다.

우선, 하나의 옵션은 연준이 연방기금금리를 핵심 정책수단으로 더이상 쓰지 않는 것이다. 대신 연준이 6월 FOMC 의사록에서 언급한대로 초과지준 금리와 역리포(Reverse repo) 금리 등 연준이 직접 관리 가능한 금리로 정책을 펴나갈 수 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려고 할 때 초과 지준에 붙는 이자인 초과지준 금리를 인상하면 자연히 은행들은 더 많은 돈을 예치할 것이고 이 경우 자금이 부족해진 은행들은 더 높은 금리로 자금을 차입할 것이다. 또한 연준이 오버나잇 역리포를 활용, 하루 뒤 더 높은 가격에 재매입하는 조건으로 은행권에 채권을 팔아 일시적으로 유동성을 흡수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에도 자금이 부족해진 은행들이 더 높은 금리로 자금을 빌리게 돼 연방기금금리는 올라가게 된다.

다만 이 경우 연방기금금리에 연동돼 있는 이자율 스왑 등 수조달러의 금융거래가 문제가 된다. 또한 연준의 시장조작 관행을 영구적으로 바꿔야할 위험이 있다.

또다른 대안은 연방기금금리를 산정할 때 포함시키는 거래의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미국내 은행간 차입 여건을 제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이번 의사록에서 확인된대로, 연준은 이를 위해 현재 은행들이 미국 외 시장에서 거래하는 유로달러 대출까지 포함하는 식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유로달러는 두 은행이 미국 밖 역외시장에서 하루짜리 단기자금을 빌리고 빌려주는 거래다. 예를 들어 영국 HSBC가 달러화 초단기 자금을 JP모건의 런던 사무소에 빌려주는 식이다.

이 시장은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하다. 또한 외국계 은행들은 연준으로부터 저금리로 자금을 빌릴 수 있는 채널이 없기 때문에 통상 유로달러는 연방기금금리보다 다소 높은 프리미엄이 붙는다. 따라서 이를 금리 산정에 포함시키면 자연히 금리가 올라갈 수 있다.

이도 아니면 기업어음(CP)이나 양도성 예금증서(CD)와 같이 다른 단기금리를 포함시키는 것이다. 기업 리스크가 반영된 CP나 CD 금리는 통상 연방기금금리보다 더 높게 형성된다. 이렇게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단기거래를 포함하면 연방기금금리가 올라갈 수 있는 여지가 생기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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