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상승탄력은 올 초보다 둔화될 수 있지만, 큰 그림에서는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입을 모았다.
8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2.14포인트(1.12%) 오른 2003.73에서 거래를 마쳤다. 종가기준으로 2000선을 웃돈 것은 지난해 8월4일 2018.47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는 지난해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위기설이 불거지면서 2000선을 내줬다. 1650선까지 내려가면서 급락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연말부터 미국 경제지표 호조와 더불어 유럽재정위기가 완화되면서 빠르게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수를 끌어올린 것은 글로벌 유동성 힘이다. 지난해 12월 유럽중앙은행(ECB)가 LTRO를 시행하면서 유로권 은행들의 유동성 가뭄 현상이 어느 정도 해결됐다. 이를 통해 외국인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됐고, 외국인은 올 들어 코스피에서 8조원 넘게 순매수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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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우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동성이 좋은 상태인 만큼 2000선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없는 만큼 주식시장은 악재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전반적으로 금융위기가 완화되고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며 "시장 밸류에이션도 호전되고 있는 만큼 추가 상승의 가능성은 크다"고 설명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미국 경제지표가 계속 우호적으로 나오는 상황에서, 유럽문제도 악재가 나타나도 곧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글로벌 시장 전반에 퍼져 나가는 모습"이라며 "유동성에 따른 상승추세에 열린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코스피가 상승추세를 이어가겠지만, 상승 속도 및 폭은 제한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유동성 외에 추가 상승을 이끌 요인이 많지 않고, 투신권의 차익 실현 매물에 따른 수급 부담이 있다는 설명이다.
김승현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도 "현재 상승장은 유동성 기대와 함께 인플레이션 우려 해소에 따른 안도감이 더해진 결과"라며 "추가 상승 요인이 나타나고 있지 않은 만큼 기대감이 소멸했을 때 조정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상승세는 이어질 만큼 지수 조정 시에는 매수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박옥희 연구원은 "중간에 쉬어가는 구간이 있겠지만, 하단이 견고하게 받쳐지면서 조정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지수가 조정을 받을 때는 매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