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銀 조선사에 1.6조 지원 "향후 규모 확대"

구매자 자금조달 어려워지면서 자금 미뤄
`공급자 신용방식`으로 수출 지속 필요 요청
  • 등록 2009-02-20 오후 4:21:09

    수정 2009-02-20 오후 4:37:30

[이데일리 안승찬기자] 수출입은행이 조선사들에게 올해 제작금융 1조6000억원을 지원하고, 앞으로 그 규모를 더 늘릴 방침이다. 

20일 지식경제부는 이동근 무역투자실장 주재로 무역협회에서 조선업계와의 수출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방안을 밝혔다.  

조선업계는 이날 간담회에서 올해 선박수출이 기존의 수주물량 등으로 지난해 432억달러에 비해 26% 증가한 544억달러로 전망하면서도, 수주잔량이 소진되는 2~3년후에는 수출둔화를 우려했다.

특히 조선사들은 정부의 제작금융 지원해달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최근 경기침체로 선박 발주사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중도금을 미리 주지 않고 선박 인도 때 잔금을 지급하겠다는 요청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선박인도때 모든 잔금을 지급하지 않고 일단 30~50%만 주고 일정기간 이후 남은 잔금을 지급하겠다는 계약조선도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선박인도 전까지 수출입은행과 수출보험공사 등이 제작금융을 지원해주면 그 돈으로 선박 중도금과 잔금을 받기 전에 미리 선박을 건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간 조선호황으로 선주가 자금을 조달하는 `구매자 신용방식`으로 수출이 이루어져 왔지만 불황기에는 수출자가 금융을 조달해 생산하는 `공급자 신용방식`으로 금융여건이 바뀌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수출입은행은 올해 선박제작자금으로 1조60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업체의 수요를 최대한 충족시키기 위해 관련 지원을 더 확대키로 했다. 

조선업계는 수출보험공사가 보증하는 대출에 대해서는 은행의 여신한도에서 제외해 기업의 여신한도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도 건의했다. 바젤협약에 따르면 공적수출신용기관 보증부 대출의 위험가중치는 0%로 간주되지만, 일부 은행에서는 동일기업 여신한도에 포함시켜 기존 대출한도 축소하거나 회수하는 사례가 발생한다는 것.

이밖에도 금융권에서 현재 이뤄지고 있는 제작자금은 선박별로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조선사가 제작금융을 받아도 자금을 유연하게 사용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대해 수출보험공사는 조선사의 효율적인 제작자금 지원을 위해 다수의 선박건조계약을 묶어 일괄 지원하는 `풀링(Pooling)방식`을 도입하는 등 관련 제도를 개선키로 했다. 중소형 조선업체의 제작자금 지원을 위한 수출신용보증은 올해 1조원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동근 무역투자실장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 1위 품목인 선박의 수출호조세가 꾸준히 이어질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수출입은행, 수출보험공사 등 지원기관 등이 함께 총력 지원하고 업체의 애로사항을 적극 해소토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현대중공업(009540), 대우조선해양(042660), 삼성중공업(010140), STX조선(067250), SLS조선, 성동조선해양, SPP조선, 한국조선협회, 수출보험공사, 수출입은행, KOTRA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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