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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9월 금융안정 상황’에 따르면 작년말 외감 기업 2만5135개 중 이자보상비율이 3년 연속 1미만인 ‘한계기업’은 3903개로 15.5%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4.8%에서 2020년 15.3%로 늘어났으나 2021년 금리를 올리면서 14.9%로 낮아졌다가 이번에 다시 오른 것이다.
한계기업 중 이자보상비율이 7년 연속 1미만인 ‘장기 존속 한계기업’, 즉 좀비기업은 903개로 그 비중은 23.1%를 보였다. 그나마 전체 외감기업 중 좀비기업 비중은 2019년 4.6%, 2020년 4.3%, 2021년 4.2%, 2022년 3.6%로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다.
좀비기업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은 50조원 수준이다. 이는 외감기업의 차입금(986조원)의 5.1%, 한계기업 차입금(168조7000억원)의 29.6%를 차지했다.
좀비기업이 이자보상배율 1 이상으로 정상화되는 비율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좀비기업이 1년 후 폐업이나 자본잠식에 빠져 부도 상태로 전환될 확률은 5.67%에 달했다. 2021년 기준 좀비였던 기업이 작년 이자보상배율 1 이상으로 회복한 비율은 고작 9.9%에 불과했다.
이들 좀비기업들은 대부분 빚을 내 조달한 현금으로 영업손실을 메우거나 투자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좀비기업의 부채, 차입금, 이자비용은 정상기업(이자보상배율 1이상)의 각각 1.23배, 1.47배, 2.32배 컸다.
자산 1000억원 이상의 좀비기업들은 빚을 내 영업손실을 보전하는 반면 자산 1000억원 미만인 경우엔 주로 보유 자산을 매각해 현금 등 유동성을 확보했다. 자산 1조원 이상인 경우 영업적자 상태에서도 빚을 내 투자를 크게 확대됐다.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업의 경우 영업현금흐름 수지가 크게 악화되지 않는 선에서 빚을 내 투자 활동을 지속했다. 운수 및 사업지원업의 경우는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높은 이자 부담으로 한계기업 상대가 이어졌다. 작년 운수업 좀비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평균 0.2배, 사업지원은 0.6배였다. 결국 빚을 줄여 이자부담을 줄였다.
한은은 “장기존속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등 정책 판단시 자산 규모 및 산업 등에 따른 특징과 회생가능성에 대한 종합 검토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예컨대 회생 가능성이 없음에도 돈을 빌려 연명하고 있는 것인지, 영업흑자이지만 이자부담이 높아 허덕이는 것인지 등을 구분해 차별화해 구조조정하거나 지원해야 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