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제조업 재고 당분간 높은 수준…하반기 개선 전망"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발간
제조업체 생산조정·中리오프닝 따라 하반기 개선
"글로벌 수요 불확실성은 여전…재고 상하방 리스크 有"
도소매업 재고, 中 관광객↑ 개선 전망…건설업은 어려워
  • 등록 2023-03-09 오후 12:00:00

    수정 2023-03-09 오후 12:00:00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최근 우리나라 성장세 둔화는 제조업 부진에 크게 기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조업 재고 움직임이 경기회복 시점과 강도를 가늠하는 데 유용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국은행은 제조업 재고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하반기 제조업체 생산조정, 수요회복 등 영향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이데일리DB
한은은 9일 발표한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제조업 재고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이어가다가 하반기로 갈수록 제조업체들의 생산조정과 중국 리오프닝(경제 개방) 등에 따른 수요회복으로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역성장(-0.4%)을 기록하는 등 국내 경기가 하반기부터 제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 한은은 경기회복 모멘텀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재고부담이 어느 정도 완화돼야 가시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제조업 재고는 지난해 하반기 전방산업 수요 부진으로 인해 높은 수준으로 확대됐다. 전방산업 수요 부진은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 차질에 대비해 미리 중간재 재고를 늘린 상황에서, 경기 둔화로 상품 수요가 위축돼 국내 제조업체애 대한 중간재 주문을 축소한 데 주로 기인한다. 이에 국내 제조업체들이 생산량을 조정하고 있으나 출하 부진으로 재고조정이 지연되는 모습이다.

한은은 제조업 재고상황과 관련해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국내 제조업체들의 생산조정과 중국 리오프닝 등에 따른 수요 회복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개선될 것으로 봤다. 다만 글로벌 수요 측면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재고조정의 상하방 리스크가 모두 있다는 것이 한은 설명이다.

구체적인 업종별로 보면, IT제조업 재고는 글로벌 IT 제조업체들의 감산과 중국 내 IT공장 가동 정상화 등이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도체의 경우 글로벌 동반 감산, 고성능 서버 수요 증대 기대 등으로 초과재고 상황이 하반기 중 개선될 것으로 보이며, 스마트폰·디스플레이도 중국 생산활동 정상화로 재고 상황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비(非)IT제조업 재고는 지난해 대중 수출 의존도가 높은 석유화학·철강을 중심으로 확대된 바 있다. 향후 중국 경기가 회복될 경우 재고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그 속도는 더딜 것으로 예측됐다. 석유화학은 국내 제조업체들의 가동률 조정 등에도 글로벌 공급과잉이 상존하고 있으며, 철강도 주요 전방사업인 건설업의 경기 부진이 재고 축소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도소매업 재고는 올해 완만한 확대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도소매업 재고는 코로나19 판데믹 이후 급증한 후 조정되는 모습을 보이다가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판데믹 이전의 증가흐름을 재개하는 모습이다. 한은은 도소매업 재고 확대는 중국인 관광객의 방한이 늘어나면서 면세점 등을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함에 따른 정상적 영업활동의 결과로 해석했다.

건설업 재고는 건설 재고의 높은 지속성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 크게 개선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건설업 재고는 주택가격 하락 기대와 금융비용 상승으로 인한 청약수요 위축으로 지난해 9월부터 빠르게 증가했다. 한은은 미분양 주택 적체가 건설업뿐만 아니라 부동산업, 인터레이업 등 연관 산업의 생산, 고용 등을 제약하는 요인으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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