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중증화도 막을 수 없다? [팩트체크]

  • 등록 2022-09-02 오후 2:33:53

    수정 2022-09-02 오후 2:33:53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방역 당국이 동절기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을 발표했지만 일반 국민은 물론 50세 이상, 고위험군 등 사이에서도 추가 백신 접종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강하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이 ‘중증화’까지 막지 못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사진=뉴시스)


앞서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또다시 ‘백신 무용론’을 주장했다. 최 의원은 “올해 4월 기준으로 코로나 확진자 94%가 백신 접종자였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중증화 예방을 말한 적이 있는데, 70대에서 백신 접종자와 비접종자 모두 비슷하게 중증화가 진행됐다. 사실상 접종에 따른 중증화 예방이 차이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의 ‘백신이 70대의 중증화를 막을 수 없다’는 주장은 질병관리청이 최춘식 의원실에 제출한 2021년 2월 26일~2022년 1월 29일 위중증 환자 통계를 근거로 한다.

이 자료에서 최 의원은 70대 확진자 중 백신을 접종한 위중증 환자가 3.3%(1203명),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위중증 환자가 3.6%(1316명)를 차지한다고 했다. 전체 확진자에서 접종자와 미접종자의 위중증 환자 수가 크게 다르지 않으니 백신이 중증화를 막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최 의원이 제시한 통계 산출 방식은 ‘인구-시(Person-time)’ 개념이 완전히 무시됐다. 우리나라는 성인 대부분이 백신을 접종했기 때문에 확진자, 위중증자, 사망자 등 그룹에서 백신 접종자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백신 효과를 비교하기 위해서는 백신 미접종자 인구 중 코로나19에 감염돼 중증화가 진행된 비율과, 접종자 인구 중 중증화가 진행된 비율을 따져야 한다.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백신 접종 인구도 계속 바뀌기 때문에, 이런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이러한 변수를 적용한 통계를 공개하고 있다. 미 CDC가 인구-시 개념을 적용해 내놓은 통계에서는 6월 기준 백신 미접종자의 입원율이 접종 완료자의 입원율보다 4.6배 높았다. 연령별로 따져봤을 때 젊은층(18~49세)의 입원율은 미접종자가 2.8배 높았고, 65세 이상에서는 6.3배까지 높아졌다.

백신 접종 상태별 코로나19 입원 환자 비율. (사진=미 CDC)


이데일리 스냅타임이 미 CDC 산출 방식과 비슷하게 코로나19 사망자 통계를 계산해봤을 때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의 예방접종등록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올해(2022.01.02.~2022.07.16.) 코로나19 주간 사망자 통계(추정치)를 분석한 결과, 50대 이상에서 백신 미접종자의 10만명 당 사망자가 급격히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령별-백신 접종 차수별 코로나19 사망자 추정 통계. 코로나19 사망자는 확진일 기준으로 산출됨. 연령별 접종자 수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현황(2021.12월 기준)을 기준으로, 질병청 연령별 접종 현황에서 제하고 주간 단위로 산출함. (자료=질병관리청, 그래프=김혜선 기자)


다만, 이러한 방식은 통계 산출 방식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대략적인 추세를 확인하는 정도로 봐야 한다. 미 CDC에서도 “백신 접종 집단과 미접종 집단에서 과거 감염된 사례도 있고, 예방 접종 이후 시간 계산 등 어려움이 있어 최근 추세를 해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때문에 코로나19 백신 효과를 산출하는 연구에서는 ‘추적 관찰’ 방식으로 여러 변수를 통제해 결론을 내고 있다. 추적 관찰 방식으로 연구한 결과 역시 코로나19 백신의 중증화 및 사망 예방 효과가 뛰어났다. 질병청이 지난 6월 16일 발표한 ‘국내 고위험군 대상 4차접종 효과 분석 결과’에서는 3차접종군 대비 4차접종군의 중증화 예방효과는 50.6%, 사망 예방효과는 53.3%로 분석됐다.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 효과 분석 결과. 분석기간 2022.02.16~04.30. (사진=질병관리청)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로 기존 백신의 효과가 떨어지더라도 만 50세 이상이나 고위험군은 백신 접종을 받는 것이 더 이득이라고 말한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지난달 31일 정례브리핑에서 “아직 기초접종을 완료하지 않았거나 4차 접종 대상에 해당하는 분들은 2가 백신을 기다리기보다는 4차 접종 참여를 통해 중증·사망을 예방하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뉴욕 대학 감염병 전문가인 셀린 가운더(Celine Gounder) 박사 역시 자신의 트위터에 “50세 이상 또는 면역 저하자의 경우 지금 부스터 백신을 맞고, 3~6개월 뒤에 개량 백신 부스터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검증 결과]

전혀 사실 아님. 최춘식 의원이 백신 중증화 효능이 없다며 제시한 자료는 통계 산출 방식이 잘못되었다. 백신 접종 인구를 고려해 계산했을 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수록 10만명 당 사망자가 줄어들었다. 여러 변인을 제어한 질병관리청의 추적 관찰 결과에서도 코로나19 백신의 중증화 예방 효과는 50.6% 더 높았다(3차 접종자 대비 4차 접종자). 이에 ‘전혀 사실 아님’ 판정했다.

[참고 자료]

질병관리청 예방접종 데이터베이스 (2022.01.02.~2022.07.16.)

질병관리청 연령별 접종 현황

2021.12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현황(거주자) (거주불명자, 재외국민 제외)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코로나 데이터 트랙커

질병관리청 동절기 코로나19 접종계획

질병관리청 국내 고위험군 대상 4차접종 효과 분석 결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 (22.8.31.)

셀린 가운더(Celine Gounder) 박사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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