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 민간 경제연구소 콘퍼런스보드의 지난해 10~11월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917명을 포함해 최고 책임자급(C레벨) 임원 161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이같이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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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당면과제로 급부상…“신중하게 접근”
전 세계 경영자들은 코로나19를 여전히 올해 경영상의 중대한 위협으로 꼽았지만, 인플레이션이 당면 과제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글로벌 CEO의 82%가 원가 상승에 따른 인상 압력에 직면한 상태라고 답했다. 중국의 제조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을 우려했고, 유럽에서는 에너지와 식료품 관련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고 있다. 또 미국 기업 경영진 중 59%는 인플레이션이 최소 내년 중반 또는 그 이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에도 기업인들은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대해 경고했지만,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와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대체로 물가상승의 폭과 지속성에 대해 경시했다고 WSJ는 지적했다.
최근 미 노동부는 지난달 물가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대비 7% 상승하며 1082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발표했다. 이날 공개된 12월 미 생산자물가지수(PPI)의 연간 상승률도 9.7%를 기록해 2010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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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경영상 위협은 노동력 부족·인플레
미국의 CEO들은 올해 가장 우려하는 외부 문제로 노동력 부족을 꼽았고,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차질을 2∼3위로 지목했다. 코로나19는 4위였다. 유럽 CEO들은 인플레이션을 최대 걱정거리로 꼽았고, 중국과 일본의 경우 코로나19가 올해 경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데이나 피터슨 콘퍼런스보드 CEO는 “지역간 차이는 전염병(코로나19)에 대한 각국의 대응 정책이 다른 데서 생긴다”며 “아시아 국가들이 바이러스 확산 억제를 위해 봉쇄정책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유럽과 미국은 백신 접종과 검사 확대를 통해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이번 조사에서 글로벌 CEO의 3분의 1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후에도 최소 40%의 노동자는 주 3회 이상 사무실 밖에 일하는 부분적인 원격근무 형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CEO들은 과반인 53%가 최소 40%의 노동자가 원격으로 일할 것이라고 봤다.
미국 노동시장에서 구인난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은 신규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새로운 근무 방식 도입 등 유연성을 높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피터슨 CEO는 “임금과 복리후생, 그리고 근로자 유치와 유지에 수반되는 모든 비용에 대한 지속적인 (상승) 압력이 있을 것”이라며 “기업들은 이러한 문제가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어쩌면 더 오래 이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