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염은 대장에 생긴 염증으로 복통ㆍ설사가 주증상이고, 때로는 발열ㆍ혈변ㆍ구역ㆍ구토가 동반된다. 이 같은 사실은 ‘김치 박사’로 통하는 부산대 식품영양학과 박건영 교수가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주최로 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공개했다.
국제 학술지(SCI)인 ‘약용 식품 저널’(The Journal of Medicinal Food) 올 10월호에 실린 박 교수팀의 연구논문에 따르면 대장염을 고의로 유발시킨 실험동물(마우스)에 김치 유산균을 2주간 먹였더니 뚜렷한 염증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살아있는 김치 유산균(생균)은 물론 죽은 유산균(사균)을 섭취한 쥐에서도 2주 뒤 TNF-알파ㆍ인터루킨-6(IL-6) 등 염증성 사이토카인(혈액 속 염증 유발 단백질)이 30% 이상 감소, 건강한 쥐와 비슷한 사이토카인 수치를 보였다는 것이다.
박 교수팀은 또 지난해 건강한 대학생 28명에게 김치를 제공한 결과 대장ㆍ혈관 건강의 지표들이 호전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 달 뒤김치를 먹은 대학생의 대장에서 유해균은 감소하고 유익균은 증가했으며,‘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는 높아지고,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는 낮아졌다는 것이다.
간담회에선 김치 유산균이 살아서 장까지 도달한 뒤 장벽에 잘 달라붙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박 교수는 “김치를 일부러 먹인 사람과 먹이지 않은 사람의 대변을 수거해 각각의 유산균 수를 검사한 결과 김치 섭취자의 유산균수가 비(非)섭취자의100배 수준이었다”며 “이는 여러 김치 유산균이 위산이나 담즙산에 노출돼도 대부분 살아남는다는 증거”라고 제시했다.
건국대 축산식품공학과 백현동 교수는 “우리 연구실에서 다루고 있는 2000여종의 김치 유산균 가운데 10종 가량은 위에서 살아남아 장까지 안착하며 개중엔 생존율이 99%에 달하는 종(種)도 있다”고 전했다.
김치 유산균은 짜고 맵고 영양성분이 적은, 악조건에서 살아남아야 하므로 생존력이 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치 유산균 중엔 이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건강 기능성을 공식 인정한 것도 있다. 아토피 등 ‘면역과민반응에 의한 피부 상태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럼 CJLP 133이 한 예다.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럼은 김치 유산균 중에서 위산ㆍ담즙산 등에 가장 잘 견디는 종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아토피를 일부러 유발시킨 쥐에 김치 유산균을 제공했더니 긁는 횟수가 줄어드는 등 가려움증 개선 효과가 얻어졌다.
백 교수는 “국내외 김치 유산균 관련 논문 48편을 (자신이) 분석해 봤다”며 “김치 유산균이 면역세포의 일종인 자연살해(NK) 세포를 활성화하고 알레르기ㆍ아토피 증상을 완화한다는 것이 결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