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가 지난 11~12일 주최한 제5회 세계전략포럼 강연자로 나선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은 최근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빅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다음소프트는 데이터의 흐름을 통해 소비자의 마음을 읽어내고 이를 기업들의 비즈니스 전략에 반영하는 컨설팅을 한다. 주로 블로그나 트위터, 뉴스 등 사람들이 남긴 소셜 빅데이터를 분석한다. 다음소프트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표현한 문자와 텍스트 데이터들을 ‘마인드 데이터’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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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분석은 최근 마케팅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마케팅은 고객의 마음을 얼마나 잘 읽고 그들의 행동을 어떻게 예측하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송 부사장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이 점차 중요해지는 이유는 소비자에 대한 깊은 이해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라며 “더 이상 기업들은 ‘소비자는 이러한 것을 좋아할 것이다’라는 주장과 예측을 하지 않고 소비자들이 남긴 데이터를 통해 그들이 일상을 볼 수 있어 훨씬 높은 만족성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사례로 한 제약회사에서 신제품 연고를 출시하면서 어떤 기능을 부각할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이미 가려운 데 바르는 연고는 타사 제품이 선점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 업체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젊은 여성들이 멍을 고민하고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멍 치료 연고’ 마케팅을 시작했다. 마케팅은 성공적이었다.
송 부사장은 “빅데이터는 너무 많은 것을 담고 있기 때문에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싶다’로는 제대로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며 “어떤 문제를 풀 것인가가 먼저 결정되면 어느 부분의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할지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바른 질문이 올바른 답을 낼 수 있다”며 “빅데이터 분석이라는 것은 질문을 풀기 위해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데이터를 분석하고자 하는 사람이나 기업이 알고 싶어하는 목적에 따라 데이터는 보물이 될 수도 쓰레기가 될 수도 있다. 송 부사장은 “데이터는 그 자체로 가치 중립적이기 때문에 데이터를 통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목적이 우선되야한다”며 “무조건 데이터가 많아야 좋은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한 결과에 오류가 있었던 적은 없을까. 송 부사장은 “오류라는 것은 어떠한 가설이 맞지 않는 상황을 말하는 것이지만 데이터 분석은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답을 찾는 것”이라며 “상대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좀더 안전한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마이닝 마인즈’,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
아직 국내에는 다음소프트와 같은 회사는 없다. 빅데이터 분석 업체는 많지만 텍스트를 통해 사람의 마음과 행동패턴을 읽어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아직 블루오션인 ‘마이닝 마인즈’를 송 부사장은 새로운 비즈니스라고 보기 보다는 우리의 삶을 나아지게 할 수 있는 기회로 봤다. 그는 “우리가 하는 빅데이터 분석은 사람을 그대로 볼 수 있게 하기 때문에 좀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소프트의 비전도 마찬가지다. 송 부사장은 사람을 이해하고 싶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데이터 분석이든, 어떤 방식이든 사람을 이해하고 싶다”며 “우리가 말하는 것이 ‘마이닝 마인즈’인 것처럼 마음을 알아낼 수 있다면 어떤 기법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은
송길영 부사장은 빅데이터 전문가다. ‘인간의 언어를 컴퓨터로 어떻게 포착하고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관심에서 시작해 사람들이 남긴 글을 분석하고 그들의 생각과 행동 패턴을 읽고자 한다.
송 부사장은 고려대학교 전산과학과 학사·석사, 컴퓨터과학과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와 이화여대 경영학과 겸임교수, 한국BI데이터마이닝학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여기에 당신의 욕망이 보인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