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CEO 카페)진재욱 하나UBS운용 대표

"합작법인 현지화에 주력"
"올해 한국 증시 中·印보다 유망..기대치는 높지 않게 잡아야"
"다수 역외펀드 준비 중"
  • 등록 2010-03-05 오후 4:46:16

    수정 2010-03-05 오후 4:50:24


[이데일리 양이랑 기자] "올해 우리나라 증시는 중국이나 인도보다도 좋을 것이다. 다만 기대치는 낮춰야 만족스러울 것이다" 
 
지난 1월 취임한 진재욱 하나UBS자산운용 사장(사진)은 이머징 마켓 중에서도 우리나라 증시에 강한 신뢰를 나타냈다. 올해 펀드 수익률은 지난해처럼 높지는 않겠지만, 완만한 수준의 수익률은 기대해도 좋다는 진단이다.

홍콩에서 시작해 서울, 대만 등을 두루 거친 글로벌 전문가인 만큼 이같은 전망에 더욱 귀가 솔깃해진다. 
 
◇ `합작사의 현지화`가 임무

그는 대한투자신탁운용과 유럽계인 UBS가 합작해 지난 2007년7월 설립한 하나UBS운용에 두번째로 부임한 사장이다. 안드레아스 노이버 초대 사장의 바통을 이어받는 진 사장의 임무는 `합작법인의 현지화`다.
 
진 사장은 자신이 사장으로 오게된 배경에 대해 "한국말을 할줄 알고, 한국을 잘 아니까"라고 운을 뗏다. 우리나라 금융업계에서 외국계와의 합작법인이 실패하는 사례는 꽤 잦은데, 대부분 현지화가 미흡했기 때문이었다. UBS는 이같은 실패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한국에 대한 이해가 높은 그를 선택한 것.
 
그는 "한국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을 보냈다는 것은 UBS가 현지화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UBS의 글로벌 노하우를 한국에 맞게 접목시켜서 좋은 기업 문화를 만들고 긍정적인 성과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현지화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진 사장은 밝혔다. 글로벌 노하우가 담겨있으면서도 한국 시장에서 호응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만드는 게 목표라는 것.
 
그는 녹색성장펀드를 예로 들면서 "우리나라에 녹색성장 기업이 많지 않아 이 펀드가 삼성전자를 매수하기도하는데, 이는 진정한 의미의 녹색성장 펀드라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측면에서 하나UBS운용은 글로벌 차원의 운용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플러스(+)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대박`바라지만 않는다면 올해 괜찮다..韓증시 유망 
 
진 사장이 내다보는 올해 펀드 전망은 어떨까. 그는 올해에 지난해와 같은 `대박`을 꿈꾼다면 목표한 수익률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조언한다. 주식 시장이 정상화된(normalized)된 상태에서 펀드 수익률은 15%만 나와도 대단한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펀드로 연간 수십 퍼센트의 상승률을 기대하는 일반 투자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글로벌 출구전략 움직임, 서유럽 재정 위기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단기적으로 상당하지만 이는 동시에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고 그는 자신했다. 진 사장은 "지금 대두되고 있는 불확실성 요인들은 새로운 뉴스가 아니고 그전부터 나왔던 내용이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기회가 생기고 리스크에 대한 내성도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증시에서 선진국보다는 이머징 마켓, 이머징 마켓 중에서는 우리나라가 유망하다는 분석이다. 그는 "올해 중국이나 인도 대비로도 한국이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물론 중국의 장기적인 성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섹터별로는 IT업종을 낙관적으로 내다봤고, 업종 대표주 위주로 시장 전체를 좋게 본다고 덧붙였다.
 
진 사장은 취임 후 가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브라질, 인도 등의 시장 보다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코스피 위주의 상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주력 펀드로는 업종 대표주로 구성된 `블루칩바스켓`과 `퍼스트클래스에이스`를 꼽았다.
 
◇ 역외펀드·인덱스펀드도 준비 중
 
이처럼 한국 증시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만큼 인덱스 펀드도 관심대상에 넣고 출시를 검토중이다. 단순히 지수를 따라가는 인덱스 펀드 보다는 펀드 매니저의 운용전략이 가미된 인핸스드 인덱스 펀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진 사장은 "나름대로의 퀀트 전략을 사용할 수 있는 인핸스드 인덱스 펀드를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중에 내놓을 것"이라며 "트랙레코드를 쌓으면서 성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운용사 대비 합작 운용사로의 이점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바로 UBS를 통해 다양한 역외펀드를 들여오는 것이다.
 
유럽에 투자하는 펀드부터 상품에 투자하는 펀드까지 20여개 펀드를 판매하기 위해 준비중이며 시장 상황에 따라 적합한 펀드를 선택할 수 있는 재간접 펀드 형태로 국내에 소개할 예정이다. 올해부터 해외펀드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종료되면서 역외펀드와 해외펀드가 다시 동등한 대우를 받게 돼 시장의 호응도 기존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대한투자신탁운용 시절부터 보유하고 있는 다수의 자투리 펀드는 점차 줄여갈 계획이다. 진 사장은 "대한투자신탁운용이 역사가 깊은 많큼 펀드의 개수도 많고 자투리 펀드 역시 많다"며 "감독당국의 자투리 펀드 축소 계획에 동의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 진재욱 하나UBS자산운용 대표는…
 
미국 버지니아대 국제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뉴욕, 홍콩 및 서울에서 리먼브러더스, 슈로더, 크레디트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 등 글로벌 금융회사에서 채권발행시장 애널리스트와 주식전문가로 근무했다.
 
13년전 UBS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UBS증권 서울지점 공동대표, 대만지점장 등을 을 역임했고 2006년부터는 IB아시아 주식영업부문 총괄대표를 지냈다. 지난 1월부로 하나UBS자산운용 사장으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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